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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원가공개 정부반대 궁색하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이 아파트 거품빼기 시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1일을 `아파트 거품빼기 온라인 행동의 날`로 정하고 홈페이지에 `아파트 거품을 빼자`라는 배너를 걸어놓아 항의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날 건설교통부 홈페이지는 200여건이 넘는 항의의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의 지난 4일 상암동 40평형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로 최근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원가공개 논쟁이 뜨겁다. 무주택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분양원가 공개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원가공개로 아파트 가격 하락을 불러올 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민간 건설업체와 건설교통부 등은 분양원가 공개가 분양가 규제로 이어지고 결국엔 주택공급의 축소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도리어 주택시장 안정화를 해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토지비용과 내장재 등이 구구각색인 아파트 원가를 공산품처럼 단순하게 계산해 내놓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 일각에서는 비교적 비용산정이 손쉬운 건축비 등은 별개로 하고 분양가 차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토지비용에 대해 우선 공공택지의 경우 원가공개를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지난 5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오른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사실을 거부한다면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건설교통부와 민간 건설업체는 원가공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주택가격이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은 사실이나 주택이 국민생활의 기본이고, 단위당 가격이 수억원대에 이르는 고가상품이라는 점에서 40% 대의 폭리를 취하는 것은 적정이윤 개념을 벗어난 것이라고 하겠다. 아파트 분양원가의 공개는 주택가격의 하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8년 이전처럼 정부가 인위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규제할 경우 기존 가격과의 차익을 노린 투기 붐이 일어날 소지도 있고, 다양한 아파트의 공급이 저해된다. 따라서 정부는 주택공급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분양가를 자연스럽게 낮출 방안을 찾아야 하며 이는 분양원가 공개와 적정 이상의 수익을 주택기금 등으로 흡수해 다시 주택시장 안정화에 활용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따라서 분양가 공개를 유도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공급차질우려를 구실로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는 처사는 국민의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건교부 거기에 한술 더 떠 지난 연말 건설업체 회계처리 기준을 바꾸면서 상장ㆍ등록 업체의 `공사원가 명세서` 제출의무 마저 삭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 바람과는 너무 동떨어진 결정으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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