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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증시에서 오락업종, 그중에서도 카지노 기업의 주가가 유난히 강세를 보이는 해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수출 중심의 대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하지만 불황형 산업인 카지노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기업이 코텍이다. 특히 코텍은 카지노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지역과 전자칠판 모니터 등 신규 시장에 대한 본격 공략에 나서 내년에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텍은 카지노용 모니터 제조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업체다. 지난 2000년 이후 북미 지역 카지노 업체들이 카지노 게임을 디지털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카지노용 디스플레이를 공급, 연평균 12.7%의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코텍이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최근 북미 지역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내년 카지노용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판매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게다가 올 4월 글로벌 1위 카지노 모니터 업체인 IGT사에 버튼식 LC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면서 신규 매출 규모가 확대되는 점도 이 회사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문현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코텍의 내년 최대 모멘텀은 북미 지역 카지노 투자 확대"라며 "세계 최대 카지노 시장인 북미 지역의 경기 회복으로 카지노 모니터 부문에서 15% 이상 매출 증가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해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의 발표에 따르면 현지 방문객 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통 3년 6개월인 카지노용 모니터 교체 주기에 따라 내년에 많은 교체 수요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코텍의 카지노용 매출도 올해보다 22.7% 증가한 1,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제품인 전자칠판 모니터와 의료용 모니터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는 점도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문 연구원은 "올해 전자칠판 매출이 120% 성장하고 내년에 55인치 제품과 멀티터치 제품 등 신제품 판매로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의료용 모니터에서도 올해 50억원 이상 매출이 증가해 광고용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는 코텍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상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텍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 증가한 1,700억원, 영업이익은 9.2% 늘어난 225억원을 기록해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도 프로젝트 기반 전자칠판ㆍ의료용 모니터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00억원, 238억원으로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든든한 재무구조는 코텍이 안정적인 사업 확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텍의 부채 비율은 3ㆍ4분기 기준 18.1%로 다른 기업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속적인 이익 누적으로 부채 비율이 2010년(36.2%)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현금 등 환금성 자산 규모가 3ㆍ4분기 현재 502억원에 달해 부채 총액(273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며 "이는 영업외수익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보통 환금성 자산이 증가할수록 투자자들은 기업이 신사업을 통해 더욱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대한다"며 "하지만 코텍은 현재 사업만으로도 15% 내외의 ROE를 기록하고 있어 ROE 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매도 위협도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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