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하이트' 브랜드에 빼앗긴 업계 정상의 자리를 무려 15년 만에 '카스'를 통해 재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오비맥주는 점유율이 훨씬 높았던 대표 브랜드 '오비'보다도 법정관리에 들어간 진로로부터 2006년에 인수한 '카스'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해 성공했고 진로를 인수합병한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의 이복동생(?)으로부터 역습을 받은 셈이다. 14일 주류산업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스(후레쉬ㆍ라이트 등 토털) 브랜드는 올 1~9월 판매량(수출 제외 내수기준)이 5,829만상자(1상자는 500ml 20병)로 하이트의 5,328만상자를 501만상자 차이로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분기별로 보면 카스가 1ㆍ4분기에 1,600만상자(하이트 1,565만상자), 2ㆍ4분기에 1,946만상자(" 1,903만상자), 3ㆍ4분기에 2,283만상자(" 1,860만상자)로 하이트를 넘어섰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어 연간 기준으로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카스' 브랜드중 대표인 카스후레쉬 브랜드만을 기준으로 해도 1~9월 누적 판매량이 5,506만상자로 하이트보다 178만상자가 앞선다. 오비맥주는 카스, 오비, 하이트맥주는 하이트, 맥스, 드라이피니시 등 모든 브랜드를 합할 경우에는 올해 7월까지 하이트가 앞섰고 8월부터 2개월째 오비맥주가 앞서고 있다. 1월 46.6%에 머물렀던 오비맥주의 점유율이 8월에는 54.9%, 9월에는 50.8%로 각각 하이트의 45.1%, 49.2%를 앞질렀다. 15년만에 1위 자리를 되찾으면서 오비맥주의 몸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 2009년5월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가 오비맥주를 인수할 당시 몸값이 2조3,000억원(18억달러)였지만 맥주시장 점유율 1%가 500억원에 달한다는 속설을 감안할 때 3조원대로 넘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KR의 인수 직전 점유율은 40.7%다. 15년간 만년 2인자로 머물러온 오비맥주가 앞으로 정상자리를 계속 지켜나갈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8월부터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와 진로의 통합작업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영업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주와 맥주의 영업력이 통합돼야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