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총제 대상기업 범위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정부와 여당이 당정협의를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출총제 대상기업을 2조원 이상으로 축소하는 안을 마련했고 여권이 이에 대해 3조원 또는 5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범위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그룹별로 적잖은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5조원으로 올릴 땐 적용기업 12개로 줄어=정부안은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의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을 출총제 적용 기준으로 정했다. 이 기준으로 한 출총제 대상기업은 24개사(7개 그룹)다. 기준을 5조원 이상으로 올릴 경우 12개사(4개 그룹)로 대폭 축소된다. 그룹별로는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ㆍ삼성물산ㆍ삼성중공업ㆍ삼성SDI만 적용을 받는다. 현대차의 경우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제철ㆍ모비스, SK그룹은 SKㆍSK텔레콤 등이 적용 대상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호텔롯데와 롯데쇼핑만 대상으로 남는다. 2조원 기준과 비교할 때 에버랜드ㆍ삼성전기ㆍ롯데건설ㆍ금호산업 등 12개 기업이 출총제를 적용받지 않게 되고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이 없는 GSㆍ한화ㆍ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업집단 전체가 출총제를 벗어나게 된다. 또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가 기준에 따라 출총재 대상에서 빠지느냐 포함되느냐가 걸렸다는 점에서도 관심이다. ◇정부 내에서도 시각차=열린우리당은 기업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출총제 자산기준을 3조원 또는 5조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제창 열린우리당 제3정조위원장은 “출총제 기준을 자산 5조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부의 입장도 부처별로 갈리고 있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을 적용 대상으로 하는 정부안 그대로 입법됐으면 한다”며 추가 완화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반면 임영록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여당 쪽에서 대상기업을 더 좁히는 방안을 요구하는 만큼 정부안을 그대로 가져갈지 조정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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