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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방화참사] “지하철 타기 겁난다” 불안 확산

“지하철 타기가 겁납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해요”“지하철이 아니라 지옥철이지요”“평소에도 정신 이상자나 술주정꾼이 많아 불안했는데…” 19일 대구지하철 참사 여파로 서울시내 지하철 승객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시민들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지하철이 `안전 무방비 지대`는 물론 `각종 사고의 온상`이라는 지적부터 관계당국의 무책임 행정에 대한 질타, 조속한 대책마련 주문까지 온ㆍ오프라인에 흥분된 목소리들이 일제히 울려 퍼졌다. 심지어 `지하철 공포감`이 몸에 베어있다는 의견들도 제기돼 지하철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하철과 시설물 상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통합감시망을 구축키로 하는 등 사고 재발 방지에 뒤늦게 나서 여전히 `뒷북 행정`의 모습을 연출했다. ◇지하철 공포증 심각=이번 대구지하철 참사가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지하철 탑승에 불안감을 느껴왔다는 게 수많은 시민들의 지적이다. 매일 출퇴근 시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유혜영(31ㆍ여)씨는 “평소 정신이상 자나 술주정꾼이 많아 지하철 타기가 불안했다”며 “특히 최근 정신 이상자로 보이는 남자로부터 해코지를 당한 뒤에는 한동안 지하철 공포에 시달렸다”고 털어 놓았다. 또 한 여대생은 “옆 자리에 앉은 남자가 옷으로 몸을 덮은 뒤 그 밑으로 손을 넣어 만져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다”며 “지하철만 타면 항상 주위를 경계하는 등 긴장감이 몸에 베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 친구들도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한 경우가 한 두 번씩은 있다고 전했다. 회사원이라는 한 네티즌(아이디 hh2390)은 “지금까지 지하철 내에서 소매치기, 폭행, 상품강매 등 직접 당했거나 목격한 사건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며 대책 방지를 촉구했다. 구로동에 사는 주부 김은미(35)씨는 “컨테이너 박스(지하철)안에 갇혀 사고나면 이번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한번에 천 여명 가까운 사람을 실어 나르는 지하철을 이렇게 방치해두는 게 어이 있느냐”며 안전사각지대의 불가피성을 거론했다. ◇당국 뒤늦게 사고재발 방지 나서=지하철 당국이나 정부에 대한 사고방지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권준호(48ㆍ서비스업)씨는 “개인이 지하철을 타고 안타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고를 개인이 막을 수는 없는 만큼 관계당국에서 체계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호선 승객 이진희(26)씨는 “소화기나 망치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은 물론 공익근무요원 등 차량 내 순찰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현재 열차운행과 전력계통, 교량ㆍ터널 이상 감지 등으로 분산돼 있는 감시시스템을 통합, 승객 상황과 시설물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감시망을 2006년까지 연차적으로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하철 1∼4호선은 종합감시 모니터시스템과 전력 및 기계설비 자동감시시스템을 보강하고 통합사령실을 구축하는 한편 5∼8호선은 분산된 계측실을 본사 내 중앙계측실로 통합하고 노후화된 센서 및 PC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지하철은 `사고 철`=지하철은 이번 화재를 비롯해 폭행, 강ㆍ절도, 성폭력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지하철기동대에 따르면 지난해 502건의 절도를 비롯해 폭력(520), 성폭력(354) 등 모두 1,500여건의 검거실적을 거뒀다. 검거실적이 발생건수에 크게 미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일어난 사건ㆍ사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하철에 뛰어드는 자살과 부 주위한 지하철 운행으로 부상 및 사망사고가 올들어 급증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고, 화재 역시 지난 6월 신당역, 10월 문래역에서 일어나는 등 종종 발생해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홍준석기자, 전용호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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