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 펀드가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비상할 조짐이다. 삼성전자ㆍ삼성중공업ㆍ삼성물산 등 주요 종목이 최근 강세를 나타내면서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도 이달 들어 크게 회복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위기 우려가 해소돼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진다면 삼성그룹주 펀드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에 투자하는 62개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45%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이 1.92%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성과가 우수하게 나타난 것이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이 최근 1개월 동안 2.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의 1개월 수익률도 3.98%를 기록했고, '삼성KODEX삼성그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의 1개월 수익률도 3.65%를 나타냈다.
삼성그룹의 주요 종목들도 이달 들어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0.07%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5.56% 오르며 주가가 140만원대 중반까지 회복했다. 삼성SDI 역시 미국 테슬라 자동차와의 협력 기대감으로 지난달 10.95% 상승한 데 이어 이달에도 3.73%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또 삼성중공업이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3.95% 상승했고, 삼성물산이 4.32% 올랐다. 금융계열사와 호텔신라, 제일모직을 제외한 대다수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올랐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한동안 침체했다. 지난 8월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이 1.22%에 불과해 국내주식형펀드의 1개월 평균수익률(1.94%)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나타냈다. 설정액도 지난 1월 5조3,480억원에서 4조8,900억원으로 8.6% 가량 감소하는 등 환매가 빈번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주의 핵심인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 회복세를 보인 데다 건설ㆍ조선ㆍ정보통신(IT) 부문 계열사들이 강세를 보이며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됐다. 미국 정치권이 내년도 연방정부안 합의와 정부 폐쇄(셧다운)에 대한 해결책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보여 삼성그룹주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폐쇄상태에 돌입한 지 3주째가 되면서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미국 정치권이 디폴트 사태를 피하기 위해 예산안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안도랠리와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재정위기가 약화돼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강세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ㆍ4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9.4% 증가한 64조8,100억원, 영업이익은 5% 늘어난 10조6,4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사상최대의 실적이 이어지고 있어 주가의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물산도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올해 신규 수주를 기존 목표치보다 10% 가량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여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7.5% 상향한 6,517억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신규 수주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평가됐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신규수주금액이 124억달러를 기록해 올해 예상치(131억달러)의 95%를 달성했다"며 "4분기에 신규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코스피지수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을 것(아웃퍼폼)"이라고 판단했다.
제일모직 역시 최근 패션사업을 비상장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에 넘겨주며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대신 전자재료 사업을 강화할 수 있어 성장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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