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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설 前에 돈 빼야하는데…"

날벼락 맞은 고객들 망연자실

금융위원회는 14일 서울 소재 삼화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영업정지(경영개선명령) 6개월 결정을 내렸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점에 영업정지 안내문이 걸려 있는 가운데 직원이 예금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아침부터 수백명 몰려 발동동
예보측 부채 504억 설명에
"지금까지 뭐했나"호통 쏟아져 "매각공고 뜨면 인수작업 시작"
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 눈독
"지난해 말에 BIS 비율도 좋고 여신도 괜찮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니 정말 괘씸해요." 14일 영업정지 소식이 알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삼화저축은행 본점. 오전에만 400~500여명의 고객들이 저축은행에 몰려와 돈을 언제부터 찾을 수 있을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삼화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긴 고객은 4만여명에 이른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소식을 전해 듣고 급하게 은행을 찾았다는 50대 여성고객은 "예금액이 5,000만원을 넘지는 않지만 내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불안해서 왔다"며 "설 전에 급하게 돈을 써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객은 "어제 예금 1억2,000만원이 만기였고 오늘 7,000만원이 만기였는데 갑자기 영업정지를 당했다"며 "5,000만원이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예금자보호가 안 된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고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삼화저축은행 직원들에게 예금자보호제도와 가지급금에 대한 질문을 계속 해댔다. 한 고객은 "영업정지를 당할 거면 왜 진작 알려주지 않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매시 정각 시행하는 설명회에도 매번 100여명의 고객들이 몰렸다. 현상진 예금보험공사 감독관 등이 원리금 보장과 이자지급, 향후 처리절차 등에 대한 설명을 했다. 설명 중에 삼화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4%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또 부채가 504억원에 달한다고 하자 "(삼화저축은행은) 지금까지 뭐한 거냐" 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설명회가 끝나자 각종 질문이 쏟아졌다. 고객들은 "이자는 어떻게 되느냐" "공인인증서로 가지급금 신청은 어떻게 하느냐" "26일부터 가지급금을 준다는데 새벽부터 줄 서야 하냐" "예금과 적금은 보호가 따로 되느냐"며 다급한 마음을 표현했다. 한 여성고객은 후순위채는 예금자보호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그럼 난 어떡해"라며 안타까워했다. 삼화저축은행의 후순위채 잔액은 약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저축은행 직원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삼화저축은행 직원들은 하루종일 고객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항의하는 고객들을 응대하느라 본점 영업점은 아수라장이었다. 한 직원은 "제 돈도 1억8,000만원이나 물렸다"며 "저희도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영업정지를 당한 사실을 알고 너무 놀랐다"고 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명령을 받은 삼화저축은행은 금융지주사 품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험공사가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사실상 방침을 세우면서 그동안 인수에 머뭇거리던 금융지주사들이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의 고위 관계자는 14일 "예보가 예보기금으로 삼화저축은행의 부실자산을 처리해준다는 방침에 따라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좀더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매각공고가 나오는 대로 인수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삼화저축은행의 자체 경영정상화와 계약이전(매각) 절차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인수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예보기금으로 부실자산(순자산부족분)을 덜어주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지방에 있는데 반해 삼화저축은행은 서울 강남과 신촌에 영업점을 갖고 있어 영업에 유리하다"며 "골프단을 운영하는 등 대중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어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화저축은행에 대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은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ㆍ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영업정지일인 14일부터 당장 매각절차를 시작해 오는 2월 중순까지 최종인수자를 선정하고 3월 하순까지는 영업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삼화저축은행에 대한 입찰 공고와 예비입찰은 1주간 소요되며 인수자의 재산실사와 입찰은 3주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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