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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사는 미혼 직장인 최근석(37)씨는 얼마전 집 근처에 문을 연 한식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매장을 자주 찾는다. 담김쌈 다이닝 카페 '엠도씨'라는 식당인데, 매장 한쪽에 위치한 드라이브 스루 코너에 가면 차에서 음식을 주문,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추운 날씨에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주문할 수 있는데다 대기 시간도 짧아서 저녁 식사용으로 애용한다"고 말했다.
차 안에 앉아 먹거리를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바쁜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외식 시장의 새로운 유통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적용 분야도 햄버거에서 커피·디저트·한식 등으로 다양화하는 추세다.
드라이브 스루 확대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맥도날드다. 지난 해에만 외식업계에서 가장 많은 67곳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열었다. 2012년 80곳, 2013년 108개점에 이어 지난해 175개 로 크게 증가했고, 올해도 꽤 늘릴 계획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올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15개 이상 늘릴 방침이다. 2012년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1호점이 생긴 뒤 2013년 3곳으로 늘었고, 지난 해엔 16곳이 신설됐다. 18곳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중인 버거킹은 올해 11개 매장을 새로 연다. 모두 다 최근 1~2년새 관련 매장을 크게 늘리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롯데리아가 지난해 9곳을 오픈했고, 엔제리너스와 크리스피크림도넛은 각각 9개, 1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 중이다.
드라이브 스루가 외식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는 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체들은 넓은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비싼 부지비용에 부담을 많이 느껴왔는데, 최근 신 건축공법을 통해 좁은 공간 활용이 가능해졌다. 이에따라 주로 시내 외곽에 있던 드라이브 스루 매장들이 점점 도심으로 파고드는 상황이다. 게다가 드라이브 스루 매장 매출이 일반 매장보다 높고, 신규 고객 유입도 기대할 만 하다. 여기에 승용차 보유가 보편화된데다 신속하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욕구가 드라이브 스루 매장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국내에 상륙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빛을 못 보다가 최근 1~2년 새 주목받고 있다"며 "오픈 비용이 기존점보다 비싸지만 차량을 이용한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다 신규 고객 유입 효과까지 있어서 외식업계가 매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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