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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짬짜미’ 日·獨 베어링업체… 과징금 800억원

무려 14년간이나 국내에서 가격·물량 등을 담합한 일본·독일계 기계부품 업체 9곳의 국제 카르텔이 적발돼 800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시판용·철강설비용·소형 베어링의 가격과 물량 등을 담합한 일본·독일계 베어링 업체들에게 77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고 16일 밝혔다. 베어링은 회전· 직선 운동을 하는 축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기계장치를 말한다.

엔에스케이, 제이텍트, 후지코시 등 일본 베어링업체들은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는 시판용 베어링의 가격, 물량을 담합했다. 이들 3개사는 아시아지역의 베어링 가격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국제카르텔 협의체(아시아연구회)를 결성, 1998년 4월 20일부터 2012년 3월 31일까지 총 57회 회합을 갖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별 가격인상률을 합의했다.

이후 제이텍트, 후지코시는 수출가격을 인상하고, 엔에스케이는 한국 지사에 판매가격 인상을 지시했다. 담합 기간 동안 3개사는 시판용 베어링의 한국 내 판매가격을 약 80~100%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베어링 담함행위에 대해 공정위는 과징금 778억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또 담합에 가담한 엔에스케이(일본정공), 제이텍트, 후지코시, 셰플러코리아, 한국엔에스케이, 제이텍트코리아, 한화, 미네베아, 한국엔엠비 등 9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김대영 공정위 국제카르텔과장은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제재한 담합 사건 중 역대 최장기간의 법 위반 행위를 적발해낸 사례이자, 외국 본사를 고발 조치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번 건에 대한 엄중 제재로 한국시장을 타깃으로 한 외국 사업자들의 담합행위 억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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