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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탄보다 무서운’ 오인사격

`적군보다 무서운 아군의 오인 사격` 임무 수행을 마치고 기지로 귀환하던 영국 공군의 최신예 토네이도 전폭기가 23일(서부시간) 쿠웨이트 상공에서 미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맞아 격추됐다. 승무원들은 실종됐지만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첨단 장비로 무장한 미국 등 연합군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아군들에 의한 오인 사격이다.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도 미군 사상자 146명중 35명이 미군의 오인 사격으로 숨졌다. 막강한 화력을 지닌 미군 옆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영국군은 적군보다 미군이 더 무섭다. 걸프전의 예를 들어도 영국군 9명이 미군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오인사격으로 인한 미군의 희생자의 4분의1에 해당되는 숫자이다. 미 합참의장 리차드 마이어 공군 대장은 이날 아침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영국 마햄 기지로 귀환하던 토네이도 GR4 전폭기의 격추에 대해 “아군과 적군을 식별하는 전자 장비가 뭔가 잘못됐었던 것 같다”며 자세한 경의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도 캐나다 군인들이 미군 F-16 전투기의 오폭으로 4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캐나다는 즉각 관련 조종사의 군법 회의 회부를 요청했고 미군은 지난 19일 군사 법정 회부를 관계 기관에 조언한 상태다. 이번 사건의 경우 기술적으로 패트리오트 미사일은 항공기 격추용은 아니다. 또 미사일의 레이더 시스템이 마하 1로 날아가는 전투기와 마하 3을 돌파하는 미사일의 속도 차이를 금방 감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군이 생화학 무기 살포용으로 개량한 이라크군의 무인비행기로 오인해 격추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군은 아군의 오인 사격이나 오폭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위성으로 아군과 적군의 식별을 가능케하는 GPS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 또한 다소간의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아프카니스탄 전쟁 당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군을 대동하고 전투 현장 시찰을 나갔다가 B-52의 폭격을 받았으나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적이 있다. 걸프전 당시 9명의 부하직원을 잃었던 영국군 부사령관은 “미군이 사용하는 통신 장비와 우리 것이 많이 다르다”며 장비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미군의 오인에 의한 영국군 희생이 더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섭 기자 <미주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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