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수한 사람 한 명이 천명, 만명 먹여 살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993년 던진 이 한마디에는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삼성의 철학이 잘 담겨있다.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과 △인재 제일 △최고지향 △변화 선도 △정도경영 △상생추구 등 5대 핵심가치에서도 드러나듯 삼성은 인재를 가장 중시한다.
삼성의 인재상은 '창의, 열정, 소통의 가치창조인'이다. 일에 대한 열정과 조직에 대한 일체감·자부심을 느끼고 미래에 도전하는 사람,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창의적 감성과 상상력을 발휘해 변화를 선도하는 사람, 세대·계층·지역 간 벽을 넘어 공감적 소통과 개방적 협업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 인재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입사원 채용부터 직무교육, 승진자 교육 등 삼성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삼성에 입사하면 가장 먼저 경기도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약 2주에 걸쳐 '그룹 입문교육'을 받는다. 신입과 경력을 불문하고 삼성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인재 제일의 경영철학을 실천해 온 삼성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삼성인의 가치와 정신을 이해하고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춤으로써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한 필수 역량을 기르게 된다. 삼성의 5대 핵심가치를 실천할 방법과 삼성만의 깨끗한 조직문화, 글로벌 삼성의 위상 등도 이 과정에 포함된다.
기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표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는 지역전문가제도와 삼성MBA(경영전문대학원)를 꼽을 수 있다.
삼성은 '세계화를 위한 현지화' 전략의 하나로 1990년부터 지역전문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대리~과장급 직원을 선발해 현지로 보내 언어와 문화 등을 공부하도록 지원한다.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세계 경영자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관습이나 문화적인 차이를 뛰어넘어 그 나라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현지화된 삼성맨'을 양성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이 회장은 초창기 지역전문가로 파견되는 인력들을 직접 챙길 정도로 높은 관심을 가졌다. 지금까지 약 5,000여명이 이 제도를 통해 육성돼 삼성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데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해외 파견 예정자들이 현지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별도의 양성과정도 운영된다.
삼성MBA는 차세대 핵심 인력을 찾아 기르기 위해 지난 1995년 도입한 전문 인력 육성제도다. 이공계 인력도 경영을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삼성은 대리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원하는 분야의 국내외 MBA를 취득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지원하고 소정의 자격증을 이수한 경우 그룹의 예비 경영자이자 차세대 리더로 키운다. 미래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경영지원부문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Socio-MBA'와 경영감각과 기술·정보·컴퓨터 감각을 함께 갖춘 제조업 중심의 관리자 육성을 목표로 하는 'Techno-MBA'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차장과 부장 승진자들은 삼성의 핵심 가치와 간부로서의 리더십 역량을 쌓기 위한 승격자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부하직원들과의 의사소통과 애로사항 해결, 문제상황에 따른 대처방법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삼성은 리더십개발센터·글로벌마케팅연구소·첨단기술연구소 등 연구기관을 통해 '임원~과장급의 계층별 리더십 교육과정', '고객만족경영(CRM)', '다양한 마케팅 교육과정', '첨단·핵심·기초(기반)기술', '연구개발(R&D) 부문 교육' 등 여러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또 각 직무의 최고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인사·기획·재무·구매·마케팅·품질·기술 등 1~2개월짜리 직능 전문가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다양한 학술 연수를 진행하고 공동개발과 산학협동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 지사와 법인의 현지 채용 임직원에 대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기업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일수록 우수한 인재를 키우고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이에 맞춘 인재 육성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대 출신 35% 선발… SSAT 방식 개편 임진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