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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사업 예산집행 부진
입력2002-05-16 00:00:00
수정
2002.05.16 00:00:00
부처 "따놓고 보자"-당국 타당성검토 부실정부 각 부처가 예산을 확보하고도 쓰지 않은 규모가 올 1ㆍ4분기 중에만도 1조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정부 부처들이 사업실현성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예산을 따놓고 보자'는 마구잡이식 예산확보에 나선데다 예산당국도 사업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선거를 의식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예산조정 과정에서 불요불급한 선심성 예산을 증액시켜준 것도 예산집행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처별로는 산림청과 환경부ㆍ행정자치부ㆍ노동부ㆍ해양수산부 등의 재정집행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예산집행이 미진한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고 내년 예산 배정액을 감액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기획예산처는 300대 주요 사업에 1ㆍ4분기 중 8조9,050억원의 예산(기금사업 포함)이 집행될 계획이었으나 실적은 82.1% 수준인 7조3,130억원에 그쳐 1조5,920억원이 미처 사용되지 못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올해 전체 예산액의 20.8%에 해당되는 것이다.
예산집행이 부진한 사유로는 ▲ 사업계획ㆍ설계 등의 미수립 또는 지연(수계치수사업, 농공단지 폐수처리시설, 해양생물자원기술, 문화컨텐츠 진흥) ▲ 지방비 미확보(부산ㆍ광주지하철, 주거환경 개선) ▲ 수요예측 착오(모성보호를 위한 출산전후휴가 보조금 지급, 여성가장실업자 훈련, 일반용수 개발, 협동조합 합병지원) ▲ 지난해 증시 침체에 따른 농어촌특별세 징수 부진 등 특별회계 세수 부족(경지정리, 농어촌 생활용수 개발, 임도건설, 산촌종합개발) 등이 꼽혔다.
특히 부산과 광주지하철 건설의 경우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건설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한 예산보다 많은 금액이 배정된 사업이어서 의원들의 선심성 예산 증액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또 ▲ 지원대상을 결정하지도 않은 채 예산부터 확보했거나 (대학 다양화 특성화 육성, 탄광지역 개발, 지적도면 전산화) ▲ 용지매수, 착공지연(서울시 지하철, 경춘선 복선전철) 등도 예산집행 부진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처별로는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ㆍ농업진흥청ㆍ보건복지부ㆍ철도청 등의 예산집행률이 높게 나타난 반면 산림청과 환경부ㆍ행자부ㆍ노동부ㆍ해양부 등은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기획예산처의 한 당국자는 "1ㆍ4분기에는 착수 단계인 사업이 많아 집행이 다소 부진한 통례지만 눈에 띄게 부진한 부처와 사업에 대해서는 사유와 책임을 철저히 묻고 내년 예산 편성에 불이익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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