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이어지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의 권리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BW∙CB 등 주식형 사채의 권리행사가 공시된 기업은 총 11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신주인수권 행사로 이달 내 주식전환이 이뤄질 기업은 9곳이고 CB 투자자가 전환청구권 행사를 한 기업은 2곳이었다. 여기에다 지난달 신주인수권이나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이달 안에 주식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기업도 7곳에 이른다.
한 코스닥 상장회사의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신주인수권이나 전환청구권 등 주식형 사채의 권리를 행사할 경우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은 해당 종목의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라며 "최근 중소형주 주가상승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권리행사를 통해 주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차익실현이 늘어날 경우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BW나 CB 권리행사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될 물량이 수십만 주에 이르고 또 행사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크게 낮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차익실현을 노린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주인수권과 전환청구권 등 권리행사에 따라 전환된 주식이 대량 매물로 나오면 해당 종목의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 실제로 BW나 CB 등 주식형 사채 권리행사에 나서는 18개 가운데 16개사의 현재 주가가 행사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다. 오는 19일 신주인수권 행사로 13만3,669주가 주식으로 바뀌는 고영의 경우 행사가격이 6,733원으로 이날 종가(2만4,450원)를 크게 밑돌고 있다. 선도소프트도 행사가액(1,848원)이 주가(2,880원)보다 36% 정도 낮은 상황이고 코오롱생명과학의 행사가격은 2만5,670원으로 주가(7만6,400원)의 3분의1 수준이다. 에이치엘비와 유비벨록스의 현재 주가도 각각 3,250원, 2만7,700원으로 행사가액인 1,930원, 1만7,465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외에도 트레이스와 자유투어∙코나아이∙바른손게임즈∙위노바∙좋은사람들∙삼기오토모티브 등도 현재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신주인수권이나 전환청구권 등 주식형 사채의 권리행사에 나서는 투자자들의 목적은 차익실현"이라며 "행사가격과 현재 주가와의 차이로 앉은자리에서 20%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들 물량은 대부분 주식으로 전환한 뒤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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