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 창업 꿈꾸는 사람들 기겁할 상황
프랜차이즈 업계 식지 않는 커피 열풍도시락 업계 1위 한솥, 강남역에 전문점 오픈원앤원·미스터피자도 브랜드 내걸고 도전장시장 포화상태… 차별화 힘들어 출혈경쟁 우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
프랜차이즈 업계에 '커피 열풍'이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제2브랜드로 커피전문점을 론칭하거나 식음료 외 다른 분야의 업체가 자회사를 설립하고 커피전문점 시장에 도전장을 내는 경우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락 전문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은 지난달 말 서울 강남역 상권에 커피전문점 '찬차마요' 매장을 열고 커피전문점 시장에 진출했다. 찬차마요는 페루 최대의 커피산지인 찬차마요시에서 생산된 천연 유기농 커피를 직수입해 2,500~3,800원대 가격의 커피음료와 함께 즉석에서 만든 도시락을 테이크아웃으로 판매한다.
한솥도시락은 1993년 설립돼 국내에 62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락 전문점 업계 1위 업체다. 찬차마요의 론칭은 도시락 분야에 특화된 경쟁력을 커피와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매장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쌈전문점 '원할머니 보쌈'과 부대찌개전문점 '박가부대' 등을 운영하는 원앤원은 올 6월부터 커피전문점 '커피에투온'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커피에투온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와 '과테말라 안티구아' 등 고급 커피와 샌드위치로 구성된 세트 메뉴를 2,000원대 가격으로 선보인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에 문을 연 직영점 한 곳 외에는 아직 문을 연 가맹점이 없는 상태다.
피자전문점 업계 1위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은 수제 머핀ㆍ커피 전문점 '마노핀'을 2008년 론칭해 올 4월부터 가맹사업에 나섰다. 현재 전체 매장 수 42개 가운데 10개가 가맹점이다.
식음료 외 다른 분야의 업체가 자회사를 통해 커피전문점 시장에 진출한 경우도 있다. 휴대폰 결제서비스 전문업체인 다날은 올해 자회사 다날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달콤커피'로 커피전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서 인터파크는 자회사 인터파크HM을 통해 2010년 '디초콜릿커피'를 인수했고, 전남 광주에 본사를 둔 건설자재 전문업체 다도해운은 자회사 다도글로벌을 설립하고 2011년 '드롭탑'을 론칭했다.
업계에서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 신규사업자들이 계속 나타나면서 과당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규사업자들이 커피와 다른 메뉴를 접목하거나 커피 원산지 등을 강조하지만 이미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카페베네, 스타벅스 등 선두업체와의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것.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지난해 1만 2,381개로 2010년보다 4,343개, 무려 54%나 늘어났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경쟁이 심화되는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점거리 제한 조치가 예고되면서 상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으로 꼽히는 카페베네, 이디야커피,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엔제리너스 등 5개 브랜드의 올 11월까지 신규 출점수는 409개로 지난해(804개)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창업 분야의 한 전문가는 "커피전문점 선발주자들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매장 수를 확보해 창출한 수익을 메뉴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고 있다"며 "후발주자들이 이를 따라잡으려면 단순히 맛, 원료, 가격 등의 차별화를 넘어서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충성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출혈 경쟁의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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