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X는 지난 8일 발행된 모든 주식에 대해 9주를 동일한 액면주식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진행하기로 결의했다고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감자기준일은 오는 12월22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내년 1월12일이다. 감자로 인해 STX 주식 매매거래는 10일 오전9시까지 정지된다.
STX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번 감자를 진행한다. STX 관계자는 "결손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감자 전 6,716억6,098만원이었던 자본금은 감자 후 747억5,557만원으로 줄어든다. 보통주는 감자를 통해 2억6,860만7,348주에서 2,984만5,260주로, 비상장주식인 우선주는 83주에서 9주로 감소한다.
STX는 3월 이미 1차 감자를 진행했지만 자본잠식이 지속되자 강도 높은 2차 감자에 돌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STX는 1차 감자에서 모든 주식을 대상으로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하고 자기주식은 무상소각한 바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8월 반기보고서에서 "STX의 6월 말 기준 결손금이 8,286억원으로 자본금의 81.5%가 잠식됐다"고 분석했다. 올 연말까지 자본잠식이 50%를 웃돌 경우 상장 폐지될 수 있어 2차 감자로 자본잠식률을 떨어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6월 말 기준 STX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한국산업은행이 36.51%의 주식을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우리은행(14.98%), 농협은행(10.09%), 신한은행(5.92%)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주주의 자산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차 감자까지 진행되면 이들이 보유한 주식이 45분의1로 줄어든다. 업계는 STX의 부실이 지속될 경우 이들 주주가 추가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므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STX그룹의 대손충당금을 확보하느라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산업은행은 올해 동부그룹 부실 문제로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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