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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조정국면 돌입
입력2003-09-28 00:00:00
수정
2003.09.28 00:00:00
일시적인 조정 국면인가, 새로운 약세장의 서막인가.
지난 6개월간 지칠 줄 모르고 상승해온 뉴욕 증시가 지난 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의 달러 약세 합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전격적인 감산 발표를 계기로 고평가된 증시가 방어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주가 조정의 폭과 기간이다. 뉴욕 월가에서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에 3ㆍ4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이 시작되기 앞서 2~3주 가라앉고, 그 폭이 10% 정도 돼도 무방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을 필두로 세계 경제의 회복이 하반기에 가속도를 내고 기업 수익이 개선되고 있으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므로 주가 하락이 일시적이라는 전망이다.
지난주 5영업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3.5%, 나스닥 지수는 5.5% 하락했고, S&P 지수는 1,000 포인트의 심리적 경계선 이하로 내려앉았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6% 하락했다.
세계 증시 급락의 표면적인 이유는 달러 약세와 국제 원유 감산이었지만, 본질은 주가 고평가에 따른 이익 실현 매물이었다. 에너지 가격과 연관성이 적고, 달러 약세에 유리한 미국의 기술주가 급락한 것이 이를 뒷바침한다. 아울러 어닝시즌을 앞두고 코닥 등 일부 상장회사들이 수익 악화를 경고하는 등의 계절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또 새로운 분기가 돌아오기 전에 펀드마다 포트폴리오 변경을 위해 현금을 확보할 필요성으로 고평가된 주식을 시장에 내놓았으며, 지난 6개월간 공매도(숏세일)에 실패한 헤지펀드들이 일시에 몰려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등 아시아 증시의 급락은 통화가치 절상을 기대하며 유입됐던 국제 유동성이 수익을 챙기고 대기성 자금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조정 국면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ㆍ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3%로 상향 조정된데다 3~4ㆍ4분기에 4~5%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월가 투자회사들이 11월말 회계연도 마감에 앞서 수익을 높이기 위해 주가를 부양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이 오래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견해는 소비자신뢰지수가 하락하고, 고용창출 없이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미국 경기가 불투명할 것이고 이 같은 요인이 연말 주가를 불안케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반년간의 주가 상승으로 주가수익률(PER)에 새로운 거품이 형성돼 미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3~3.5%) 이하로 다시 추락할 경우 주가 하락이 장기화한다는 전망이다.
아시아 시장의 경우 미국 국채(TB) 수익률이 두달만에 4% 이하로 하락했기 때문에 달러 추가하락 여지가 남아있어 증시 조정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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