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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웃음의 건강학
입력2003-05-01 00:00:00
수정
2003.05.01 00:00:00
차를 몰고 다른 지방을 다니다 보면 즐겨 듣는 라디오 방송이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찾게 되는 것이 음악 테이프다. 그런데 지방출장이 잦은 P씨가 그런 때를 대비해 항상 준비해두고 있는 테이프에 담긴 것은 클래식도 뽕짝도 뉴 에이지도 아니다. 무슨 무슨 코미디언의 `유머열차`같은 웃음보따리 테이프다.
보통 앞뒤로 돌아가면 40~50분 정도 코미디언의 웃음보따리가 펼쳐진단다. 혼자서 한참 웃으며 가다 보면 웬만한 목적지는 도착되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돈 주고 산 테이프를 한번 듣고 버릴 수도 없어 몇 번 되풀이해 듣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거의 모든 우스개를 기억하게 된다는 것도 그가 말하는 장점 가운데 하나다. 웃음은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묘약과도 같다. 같은 말이라도 웃음의 여유를 넣어 말할 줄 아는 사람은 남의 미움을 받지 않는다.
웃음의 말은 일촉즉발의 긴장된 상황조차 행복한 화합의 장으로 돌변 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이런 사회를 만들자고 얼마 전에는 코미디언 등이 나서 `웃는 나라 만들기운동 본부`를 발족시키기도 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웃음이 나올 리 없다.
그렇다면 의도적인 웃음의 노력으로 상황을 좋아지게 할 수도 있을까. 다른 건 몰라도 의학적으로는 명백히 상황을 더 좋아지게 할 수 있다.
지난 60년대 잡지사 편집장이던 노먼 카즌스라는 몸이 굳어가는 난치병에 걸렸다. 마땅한 병원치료를 찾지 못하다가 그는 `마음속의 의사`를 일깨우기로 하고 코미디 테이프를 구해다 놓고 하루 종일 웃었다고 한다. 몇 달 동안의 웃음 훈련으로 건강을 완벽하게 되찾은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웃음의 치료법`이란 논문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고 UCLA로부터 명예의학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웃음은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가슴과 배 등 전신의 근육을 단련시키며, 정신적으로는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웃음으로 암을 고쳤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웃어 제킬 때 크게 늘어나는 인터페론부터가 항암효과가 있는 성분이다. 웃음은 또 성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성감을 높여주기도 한다. 많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성의 조건으로 유머감각을 첫머리에 꼽는 것도 우연만은 아닌 듯하다.
<이은주 대화당한의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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