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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의 가요 대결

과거 공화당 정권 시절, 대통령 선거 때마다 출마하는 감초 후보가 있었다. 대통령이 왜 되고 싶으냐고 기자들이 물었다. "대통령! 얼마나 멋있는 자리인가. 얼마나 재미있겠어. 가는 곳마다 화려한 의식, 의장대의 사열, 축포 소리, 전용 비행기, 자동차의 행렬, 비록 당선이 안되더라도 대통령 된 기분이라도 내봐야지." 이런 요지로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후보들은 요즘 그토록 멋있는 대통령 자리를 탐내며 인정사정 볼 것 없는 결투를 벌인다. 때를 만난 언론은 쌍벽을 이루는 이회창.노무현 후보의 됨됨이를 샅샅이 비교한다. 심지어 넥타이 색은 물론 구두 상표까지 비교한다. 이회창 후보가 매는 넥타이는 붉은색 아니면 푸른색 계통이다. 구두는 금강과 에스콰이어 신사화를 신는다. 노무현 후보는 단색이나 줄무늬 넥타이를 잘 매고 국산 신사용 캐주얼화를 신는다. 두 후보의 애창곡은? 이회창 후보는 조용필이 노래한 '친구여'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함께 했지/ 부푼 꿈을 안고 내일을 다짐하던 우리 굳센 약속 어디에."로 이어지는 이 70년대 가요는 84년에 조용필이 불러 바람을 일으켰다. 음폭이 커서 잘 부르기가 쉽지 않은 곡이다. 이 노래 말처럼 이 후보가 슬픔, 괴로움, 외로움을 가슴 깊이 감추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친구여'는 강직하고 고지식하다는 그의 성격에 어울릴 법하다. 노무현 후보의 애창곡인 '작은 연인들'은 김희갑이 작곡한 70년대 가요이다. 이 노래는 남과 여가 부르는 이중창이다. "(남)언제 우리가 만났던가/ (여)언제 우리가 헤어졌던가/ (남)만남도 헤어짐도 아픔이었지/ (남녀)가던 길 돌아서면 들리는 듯 들리는 듯 너의 목소리/ 너와 나는 작은 연인들‥" 서정적인 분위기로 심금을 울리는 가요이다. 낮은 허스키로 애잔하게 부르면 어울린다. 원칙주의자이지만 수줍음을 탄다는 노 후보 성격에 어울릴 법하다. 두 가요는 헤어진 친구(연인)에 향하는 아픔을 노래한 공통점이 있다. 화요일 밤에 열린 1차 대선후보 텔레비전 합동토론회는 실패작이었다. 기계적인 구성과 파편적인 진행으로 후보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미지 정치의 한계를 보였다. 차라리 애창곡 부르기 대결이나 시키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병찬(경원대 교수)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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