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분야가 IT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시장선점을 위한 물밑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가상현실이 자동차와 항공, 게임, 의료, 영상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IT 기업의 주요 신규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 현실 승패는 결국 콘텐츠에서 갈리게 될 것"이라며 "콘텐츠 확보를 위한 IT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장 삼성전자는 16일 가상현실 헤드셋 '삼성 기어VR' 이노베이터 에디션을 국내에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선다. 출고가는 24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기어VR은 '갤럭시 노트4', '갤럭시 노트4 S-LTE' 등과 연동해 모바일 콘텐츠를 더욱 생생하고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컴퓨터와 연결하는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을 꽂아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360도 파노라믹 뷰와 넓은 시야각을 지원하는 '삼성 기어 VR'은 영상 속의 장면이 실제 눈 앞에 펼쳐지는 듯 생생한 공간감을 통해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기어 VR 콘텐츠로는 오큘러스 시네마, 360도 비디오 등 외에 '삼성 기어 VR'용 모바일 TV 서비스인 '올레 tv 모바일 VR'이 추가됐다. 덧붙여 VR 게임은 게임등급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애플도 가상현실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가상현실 시스템의 프로토타입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조만간 시험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개발 중인 시스템이 소프트웨어인지, 고글 형태의 하드웨어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단 애플이 개발 중인 가상현실 헤드셋은 어떤 형식이든 애플 전용 운영체제인 iOS와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애플은 이미 지난해 12월 오큘러스와 비슷한 형태의 헤드셋 특허를 신청했고, 관련 분야 엔지니어 모집에도 나섰다.
'구글글래스'를 개발한 구글도 가상현실 분야에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완구업체 마텔과 손잡고 어린이용 가상현실 헤드셋도 선보일 예정이다. 구글은 또 퀄컴 벤처스 등 투자업체와 함께 가상현실 기술 업체인 '매직 리프'에 5억4,200만 달러(약 5,7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매직 리프는 사용자의 눈동자를 추적해 이미지를 안구에 투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MS 역시 올해 게임용 VR 헤드셋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최근에 구글 '카드보드(VR 기기 설계도면)' 기반으로 제작한 'G3' 전용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기기 'VR for G3'를 출시했다. 구글이 2014년 I/O(개발자회의)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가상현실을 쉽게 체험하도록 공개한 '카드보드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다.
이외에 일본의 엡손과 소니도 각각 '모베리오 BT-100'와 게임 콘텐츠와 연동되는 HMD '모피어스'를 공개하고 가상현실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