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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투자자 잘 모셔라"

세계기업들 새 경영전략 부심국제 금융시장에서 회사채 발행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경영과 관련 기업과 투자자와의 관계에 보다 밀접한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간 기업들은 주주들을 위한 배당정책, 기업가치 제고 등에만 몰두했으나, 타인자본으로 기업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 의존도가 커지면서 회사채 투자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 회사채 시장 급속한 성장세 그 동안 국제 채권 시장을 선도한 것은 국채였지만 최근 회사채가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실제 미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의 조사에 따르면 98년 현재 전체 채권시장에서 각국 정부 발행 국채가 차지하는 부분은 37.4%로 단연 수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엔 점유율이 30.1%로 뚝 떨어졌다. 반면 회사채 점유율은 27.6%에서 29.7%로 늘어, 국채와 어깨를 나란히 겨룰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회사채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최근 세계 주요 증시가 '나침반도 등대도 없이' 표류하고 있어 기업의 자금유입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다 최근 미국 등에서 단기금융 시장인 기업어음(CP) 시장마저 얼어붙어 회사채 발행 규모는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 투자자와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화두(話頭)로 대두 이 같은 추세 속에서 기업들은 투자자와의 관계에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명제를 안게 됐다. 투자자는 세컨더리마켓(유통시장)에서도 회사채를 사고 팔기 때문에 투자대상 기업의 신용등급의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영자들이 주가 뿐만 아니라 이제 신용등급 추이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회사채 투자가가 주주 못지 않게 경영 전반에 대한 감시자의 위치로 부상하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채권의 주식으로의 스왑 등 투자자의 새로운 요구도 분출하고 있다. 투자자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따른 위험을 고스란히 떠 안을 수도 있는 만큼, 경영성과의 일부분을 투자 이익으로 되돌려달라는 것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버그퀴스트는 "회사채 투자가가 단순한 투자자의 위치를 떠나 기업의 향후 경영에 대한 방향타를 쥐게 됐다"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고양된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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