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월드컵 대응전략 '각양각색'

근무중 TV시청 못본척…관람권 제공해 사기진작월드컵 축구대회가 이변을 속출하는 등 관심을 끌면서 국내 기업들이 직원들의 월드컵 열기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인만큼 월드컵 TV 시청 등으로 근무를 태만히 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한다는 등의 엄포성 지시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TV 시청 등을 원칙적으로는 막기로 하되 사실상 눈감아 주는 봐도 못 본척하는 방법, 경기관람권을 다량 확보해 직원들을 직접 경기장에 보내는 방법, 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응원전을 벌이는 방법 등 업체별 대응도 각양각색이다.

삼성전자는 10일 미국전을 제외한 우리 팀의 두 경기가 모두 저녁시간대여서 업무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전을 사내에서 TV로시청하는 것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쉼없이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라인 등 생산현장에서의 TV 시청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컵 공식후원사인 현대ㆍ기아차는 근무는 철저히 하되 경기관람권 1만5,000장을생산현장 등에 풀어 직원 사기를 올려주기로 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만 4,000여장을 배정하는 등 8,000장을 나눠줄 예정이며 기아차도 7,000여명을 경기장에 보내 월드컵 열기를 해소시켜 줄 계획이다.

효성은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공덕동 본사 지하1층 강당을 활용, 한국팀경기를 대형 스크린으로 함께 시청하면서 응원도 하고 단합도 꾀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임직원들도 4일 본점 대강당에 모여 한국-폴란드전을 대형 멀티비전으로 시청하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같은 경기를 68개 지점 직원과 650여 거래기업 임직원들이 인근 대형 호프집 등을 빌려 어울려 보면서 점수나 첫골 선수 알아맞히기 등의 이벤트를 벌이도록 할 방침이다.

웅진식품은 역시 같은 날 사장 등 전 임직원이 영화 '취화선'을 관람한 뒤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응원전을 펴기로 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비행시간에 한국전이 열리면 기내 방송을 통해 승무원이 골득실상황을 실시간 중계방송해 주기로 했다.

최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