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서자 OCI와 오성엘에스티 등 태양광 관련주들이 오랜만에 동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산업이 공급 과잉에 따른 산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올 하반기 이후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증시에서 세계적인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는 전날보다 3.42% 오른 2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오성엘에스티(3.96%), LG화학(2.16%), 한화케미칼(1.01%) 등 폴리실리콘과 잉곳ㆍ웨이퍼 업체들, 에스에너지(5.25%), SKC(4.44%) 등 소재ㆍ모듈 기업들의 주가도 반등했다.
이날의 동반 강세는 지난 4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난주보다 4.45% 오른 ㎏당 30.5 달러를 뛰면서 태양광 관련기업들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태양광발전 관련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해 1ㆍ4분기 90달러 이상에서 기록했다가 이후 줄곧 내림세를 걸어 지난 분기에는 30달러선이 붕괴되는 수준까지 폭락했다. 특히 중국 태양광업체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면서 공급은 빠르게 늘어난 반면, 유럽 재정위기로 선진국들의 관련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공급 과잉의 늪에 빠져들었다. .
이날 태양광주들의 강세는 폴리실리콘 가격 회복의 영향도 있지만 그 보다는 주가가 그동안 과도하게 하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 컸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당장 태양광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은 아닌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업황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단지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태양광에 대한 투자는 올 하반기 이후를 기대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공급 과잉에 따른 태양광발전 산업 내 구조조정이 올 상반기 중 진행되고 하반기 이후 업황이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관련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 구조조정에서 생존한다면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완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구조ㆍ재고 조정을 마치면 하반기 이후 태양광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시장 확대와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제도 도입 등 수요처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