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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후 설사 잦으면 '장질환' 의심

과음후 설사 잦으면 '장질환' 의심 평소 술을 즐기지 않던 사람도 연말연시가 되면 술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많아진다. 술이 간경화ㆍ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술이 만성설사나 잦은 복통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장이 약한 사람들은 술자리에 자의반 타의반 끌려다니며 고생하다 병을 키우는 수가 많다.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박영숙교수(970-8208)의 도움말을 통해 과음 후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설사ㆍ복통= 흡수된 알코올은 소장의 운동을 자극하고, 대장에서 수분ㆍ전해질의 흡수를 저하시켜 설사를 유발한다. 평소 변비가 있으면 복통과 가벼운 설사를, 장이 예민하고 잦은 설사를 하는 사람은 심한 설사와 복통을 일으켜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적은 양이라도 자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장을 지속적으로 자극, 1일 3회 이상의 잦은 배변과 함께 복부의 여러 곳이 아픈 미만성 복통과 함께 잔변감, 항문 주위 불쾌감 등을 일으킨다.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은 술로 인해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대장의 운동장애를 꼽을 수 있는데, 술은 대장운동을 자극해 장애를 유발함으로써 지속적인 설사와 복통을 일으킨다. 이런 사람들은 술을 2주 이상 안 마셔도 설사와 복통이 지속돼 전신쇠약감, 탈수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금주만으로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때는 세균감염에 의한 장염이 있는지 검사해보고, 증상에 따라 장 운동을 저하시키는 항콜린제나 지사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혈변ㆍ지방변= 세균에 의한 장염일 경우 설사시 대변에 피나 곱(부스럼이나 종기, 헌데 끼는 물질)이 함께 섞여 나오고 발열ㆍ헛구역질ㆍ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증세가 심하면 항생제를 써서 치료한다. 치질환자 등은 과음한 뒤 설사와 함께 혈변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잦은 배변으로 치질 부위가 자극돼 피가 비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염이나 기타 질환에 의해 출혈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일단 술을 금한 후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중독이다 싶게 술을 자주 마시면 췌장염이 반복돼 지방질 흡수에 장애가 발생, 지방변을 보기도 한다. 설사 후 기름기가 물 위에 뜨면 췌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을지의대 내과 박영숙교수는 "소장ㆍ대장검사에서 특이한 병변이 없는데도 수년에 걸쳐 매일 여러 차례 설사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술을 끊고 치료를 받으면 한달 안에 정상적인 배변을 할 수 있다"며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날 때는 충분한 기간 동안 술자리를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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