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 수가 381개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10년보다 약 21% 증가한 것으로 중소기업청이 '1,000억원 벤처기업 실태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5년 이후 최대치다.
9일 중기청 및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2.4%로 중소기업 평균(9.2%)보다는 높고 대기업(14.3%)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7.5%)은 중소기업(5.4%)이나 대기업(5.4%)보다 높았다. 기업이 매출 1,000억원을 넘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6.1년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3년 연속 매출 성장률이 20% 이상인 슈퍼 가젤형 기업(Super Gazelles Company)은 49개사로 파악됐다. 특히 창업 5년 이내에 1,000억원을 돌파한 기업도 6개나 됐다.
업종별로는 기계·제조·자동차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46.9% 증가한 119개 업체가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기업도 26% 늘어난 92개로 집계됐다. 송종호 중기청장은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입어 자동차와 공작기계 수출, 외국 신규 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소프트웨어(SW)개발, 방송ㆍ통신기기, 에너지ㆍ의료 분야의 기업은 각각 9.1%, 26.9%, 39.1% 감소했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기계ㆍ제조 등 대기업 관련 업종은 상황이 좋지만 정보통신ㆍSW업체 수는 줄었다"며 "최근 3~4년간 업황이 안 좋아 그 부분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기업이 207개사로 절반이 넘는 54.3%를 기록했으며 지방 기업은 174개사였다. 여성이 대표인 기업 중에는 냉열연철판 생산 업체인 기보스틸을 비롯한 3개 회사가 포함됐다. 매출 1조원을 넘긴 벤처기업은 NHN(1조4,400억원), 삼동(1조600억원) 등 2개 업체다. 중기청의 한 관계자는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의 지난해 총 고용 규모는 13만1,064명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 성장 요인을 분석해 정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특히 벤처 1,000억원 기업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착안 해외 판로 개척을 돕는 동시에 '코러스(KORUS) 펀드(가칭)'를 조성할 계획이다. 송 청장은 "내수 시장만으로는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봤다"며 "올 하반기 미국과 함께 KORUS 펀드를 조성해 실리콘밸리, 샌디에이고 생명공학단지 등 진출기업을 지원하고 유통업체 타깃의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점포에 '한국제품 전용매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기청은 실패 벤처기업인이 쉽게 재도전하도록 하반기 중 '부종성의 원칙' 도입을 위한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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