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존은 기업이 신규 사업에 나설 때 장차 어떤 규제가 있을지 알지 못해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불확실성을 뜻한다.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 제도를 도입해 투자 확대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고위관계자는 7일 "한국에도 질의·회신 제도가 있어 기업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일본과 비교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일본의 제도를 연구해 보강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기업이 투자를 했다가 나중에 규제로 투자가 막히거나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며 "투자 전에 이를 명확히 해주면 기업으로서는 투자를 실행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혀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올해 1월부터 그레이존 해소 제도를 도입해 1주일 만에 신청 건수가 6건에 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이 그레이존 해소를 신청하면 담당 부처는 한 달 안에 규제 적용 여부를 판단해 고지해야 한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운전자가 심장마비 등으로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컴퓨터 제어로 자동차를 멈추게 하는 자동정지 장치를 개발하는 연구에 앞서 이 제도를 활용했으며 일본 정부는 문제가 없다고 신속한 판단을 내려 투자 걸림돌을 해소하기도 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그레이존 해소 제도를 도입하는 데 법률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 신속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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