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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심장 '1.4 가솔린 터보엔진' 국산차에 태우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br>모회사 기술-다운사이징 접목<br>1.4·1.6 터보엔진 장착 확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외국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국산차 3사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본사로의 수익 빼가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으나 현대ㆍ기아자동차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을 함께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8일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자 국산차 3사에게 '먹튀'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실질적인 투자와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ㆍ기아차에 건전한 자극을 주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GM의 경우 올해 하반기 출시할 아베오 터보와 크루즈 터보에 첨단 1.4 가솔린 터보엔진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다. 이 엔진은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2.0리터 디젤엔진이 주축인 것과 달리 배기량은 줄이면서도 터보차저 기술을 결합해 성능은 뒤떨어지지 않는다. 기존 2.0리터 가솔린엔진과 비교해 힘은 비슷하면서도 진동이나 소음이 적고, 연비까지 뛰어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GM은 제네럴모터스(GM)가 개발한 1.4 터보엔진을 국내에 들여와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트랙스부터 적용하고 있다. 한국GM은 소형차 아베오와 준중형 크루즈에 라인업이 추가될 경우 국내에 1.4 가솔린 터보엔진이 한 축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도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한 터보 심장을 SM5에 장착해 최근 서울모터쇼에 내놨다. SM5 XE TCE에는 국내 업게 최초로 중형차에 1.6리터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닛산의 1.6 리터 GDI 터보 차저인 'MR190DDT' 엔진이다.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24.5kg의 힘은 동급인 쏘나타 2.0 CVVL(172마력, 20.5kgㆍm)보다 강력하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선보인 터보엔진은 아직 현대ㆍ기아차가 달성하지 못한 영역이다. 현대ㆍ기아차는 경차 레이(1.0리터 터보)를 제외하고 벨로스터에 장착된 1.6리터 터보 GDi 엔진이 가장 작은 크기다. 현재 1.4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은 막바지 개발 중이며, SM5와 동급인 쏘나타 등의 중형차에는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달고 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행보가 현대ㆍ기아차에게는 자극이 될 상황이다.



소형 SUV와 전기차 등의 개발도 현대ㆍ기아차에게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한국GM이 국내에 없던 차급인 소형 SUV 트랙스를 출시했고, 르노삼성도 동급의 QM3를 6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트랙스는 개발 자체를 한국GM이 주도적으로 한 모델이다. QM3는 르노 본사에서 개발했지만 디자인 부분을 비롯해 르노삼성도 일정 부문 참여했다.

쌍용차도 소형 SUV X100과 이 차에 실릴 1.6리터 디젤엔진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연구개발(R&D)에 투자되는 금액은 마힌드라 그룹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자본의 국내 3사와 달리 현대ㆍ기아차는 아직까지 소형 SUV 출시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다양한 차급에서 차량 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에 소형 SUV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까지 구체화 된 것은 없다"면서도 "타사의 동향을 파악하며 좀 더 역량을 집중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전기차 부문에서도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는 추세다. 현대ㆍ기아차가 레이 전기차를 먼저 양산했지만 한국GM이 스파크 전기차를 조만간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더 나아가 준중형 SM3의 전기차 모델을 올해 내놓을 계획이어서 2015년에나 아반떼급에서 전기차를 출시할 현대차를 앞설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이나 르노-닛산 그룹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기술력이 국내 업체로도 빠르게 전파되면서 현대ㆍ기아차를 자극하고 있다"며 "파워트레인이나 선행기술 등에서 수입차 뿐만 아니라 국산차끼리 경쟁하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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