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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부진 늪 벗고 화려한 부활

『우리 나갈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받아 힘겨워할 때 US여자오픈 우승으로 공익광고에 나와 힘을 북돋웠던 박세리. 그녀가 그 노랫말처럼 길고 험한 역경을 딛고 다시 정상에 우뚝 섰다. 박세리는 그동안 갖가지 소문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이 나아갈 길을 묵묵히 걸었다. 언론과 국민들은 될듯말듯한 그의 우승소식에 안타까와했고, 그녀 역시 고단한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퍼팅과 아이언 및 드라이버샷을 갈고 또 갈았다. 결국 긴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것일까. 박세리는 21일 새벽(한국시간)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의 시뷰 매리어트 리조트골프장(파 71)에서 막을 내린 미국 LPGA투어 99 숍라이트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에서 3라운드 합계 15언더파 198타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실로 11개월만에 안아보는 우승컵이다. 숍라이트클래식의 우승은 박세리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올 시즌들어 5개월동안 계속된 부진의 늪에서 일단 벗어났다는 점이 값지다.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자신감을 되찾은 것이다. 박세리는 경기후 『성적이 좋지 않는데 결코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고 승인(勝因)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그렇다. 그녀는 이제 길고 긴 노력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지난주 99 로체스터인터내셔널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하며 올 처음 「톱10」에 진입함으로써 재도약을 예고했다. 이제 「물이 오르고 있는」만큼 그녀는 오는 24일 열리는 LPGA챔피언십 2연패에 도전한다. 박세리는 이번 우승으로 경기 운영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입증했다. 스코어에 집착하거나 미스 샷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2라운드 6번홀에서처럼 무리하게 그린공략을 고집하지 않고 다음 샷을 위해 페어웨이 뒤쪽으로 볼을 빼내는 원숙함도 터득했다. 누가 추격을 하든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라운드 15번홀에서 트리시 존스에게 동타를 허용했지만 16번홀과 18번홀에서 버디를 챙기며 우승을 확정지은 것도 심리적으로 크게 안정됐음을 드러낸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퍼팅감각은 최고조에 달했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 3일동안 3퍼팅은 첫날 12번홀에서 딱 한번 기록했다. 3라운드 합계 퍼팅수는 86개로 1라운드 평균 28.66타. 첫날 8언더파를 기록할 때는 1퍼팅 행진이 어어졌고 퍼팅수가 가장 많았던(31개)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9~10㎙거리의 롱퍼팅도 대부분 2퍼팅이었다. 마지막 라운드 2번홀에서 홀 30야드 앞에서 칩 인 버디를 잡아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숏 게임 전반이 정교해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기술이나 심리적인 면에서 모두 한층 성숙해졌음을 과시한 박세리는 우승상금 15만달러를 보태 99 미국 LPGA 상금랭킹 8위에 올랐다. 김미현은 최종 라운드에 1언더파 70타를 쳐 3라운드 합계 4언더파 209타로 공동16위를 차지했고 재미교포 펄 신은 최종합계 3언더파 210타, 공동 21위로 경기를 마쳤다. /김진영 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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