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태' 후에도 증권사들의 금융투자상품 불완전 판매 행태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7일 25개 은행·증권사 등 총 750개 점포를 대상으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증권 미스터리쇼핑(암행감찰)을 실시한 결과 증권사의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은행보다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투자 적합성 원칙과 상품 설명 의무 등 15개 항목으로 지난해 10~12월 이뤄졌으며 DLS가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평가를 받은 9개 은행의 평균 점수는 81.9점이었지만 16개 증권사는 77.4점에 그쳤다. 지난 2012년 하반기에는 은행이 69.6점으로 증권사(82.2점)에 비해 낮았지만 1년 만에 판매 품질이 역전된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동양 사태가 증권가를 강타한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금융투자상품 불완전 판매 자정 노력이 부족하다는 게 금감원 관계자들의 평가다.
등급별로는 90점대인 '우수'를 받은 회사는 4개, 80점대인 '양호'는 6개, 70점대인 '보통' 8개, 60점대인 '미흡' 5개, '저조' 2개였다. 동부증권과 SK증권이 '저조' 등급을 받았고 경남은행·대구은행·대신증권·우리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 등 5개사는 '미흡' 평가를 받았다. 국민은행·한국씨티은행·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 4개사는 '우수' 등급을 받았다.
평가 항목별로는 전체 15개 항목 중 11개에서 1년 전보다 점수가 향상됐지만 4개 항목은 떨어졌다. 적합성 원칙 평가 결과는 1년 전보다 점수가 큰 폭 상승했지만 상품 설명 의무 점수는 소폭 하락했다. 점수가 가장 높은 항목은 단정적 판단 제공 여부 항목(99.8점)이었고 가장 낮은 항목은 과세 방법에 대한 설명(60.4점)이었다. 과세 방법이 최저점을 받은 것은 종합소득과세에 대한 설명 여부를 평가에 포함하는 등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파생결합증권의 시나리오별 투자 손익이나 과세 방법 등 특수한 손익 구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며 "미흡한 회사는 개선 계획을 받고 이행 여부를 점검해 필요하면 현장검사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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