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자보상배율 4.67배로 나빠져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채무 상환능력이 전년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이자비용은 더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는 9일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 616개사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4.67배를 기록해 전년(5.51배)보다 0.84배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금융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이 값이 작을 수록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조사대상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65조2,180억원으로 전년(76조3,692억원)보다 14.60% 줄었다. 반면 이자비용은 13조9,735억원으로 전년(13조8,608억원) 보다 0.81% 늘었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1,000원 가운데 이자비용으로 지출된 금액은 2010년 181원에서 지난해 214원으로 늘어났다.
이자비용이 늘어난 것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장사들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2010년 100조원에서 지난해 120조원으로 늘었다. 따라서 지난해 상장사 한 곳이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226억8,000만원으로 1년새 1억8,000만원이 증가했다. 자연스레 상장사들의 평균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91.95%에서 95.63%로 높아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2010년 3.72%에서 지난해 3.62%로 낮아졌지만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이 증가하면서 상장사들의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자비용을 전혀 지출하지 않는 무차입 회사는 에스원과 유한양행, 남양유업, S&T중공업 등 25개사로 전년보다 5개사가 줄었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한 업체는 509개사에서 467개사로 42개사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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