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유전자를 발견하는 데 성공해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화여대 생명과학과의 오구택(사진) 교수 연구팀은 면역 관련 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인'CD137(4-1BB)'이 동맥경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작동 경로를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면역세포 간 신호전달에서 T임파구에 존재하는 수용기(receptor)인 CD137이 대식세포(면역세포 중 백혈구 세포의 하나인 단핵구세포가 생체방어를 위해 필요 없는 물질을 탐식하면서 분화된 세포)에 존재하는 리간드(ligandㆍ수용기에 결합해 세포반응을 유도하는 물질)를 자극해 동맥경화 염증인자의 분비를 촉진하고 리간드인 CD137L로부터 수용기인 CD137에 한 방향으로만 신호를 전달할 뿐 아니라 리간드 쪽으로도 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일반적으로 세포신호전달은 리간드가 수용기에 결합하면서 수용기가 있는 세포 방향으로 발생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신호전달이 양방향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CD137 유전자는 지금까지 면역 관련 세포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결과 동맥경화병변이 형성된 혈관의 내피세포에서도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세포와 혈관내피세포가 CD137이라는 인자를 통해 서로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동맥경화가 촉진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쥐가 CD137 유전자를 발현하지 못하도록 조치하자 동맥경화증이 억제됐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동맥경화증 발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 간 신호전달이 리간드와 수용기 양쪽 모두에서 이뤄진다는 사실과 이 신호전달을 통해 동맥경화를 촉진시키는 인자인 CD137 유전자의 역할을 밝혀냄으로써 동맥경화 진단의 새로운 단서를 찾아냈다"면서 "CD137 기능을 억제하는 물질을 발굴한다면 동맥경화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심혈관연구 분야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저널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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