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식생활이 갈수록 서구화되면서 우유, 치즈, 발효유 등 유제품이 전통 주식인 쌀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6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1인당 국내 유제품 소비량은 71.33kg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인당 쌀 소비량(67.2kg)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에만 해도 100kg을 넘어섰던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kg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1998년 99.2kg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kg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도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해 67.2kg으로 1970년 이후 43년 만에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
반면 우유를 비롯해 발효유, 치즈 등 유제품의 연간 1인당 소비량은 1981년 12.79kg에서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와 지난해 71.33kg으로 32년 만에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우유 소비량은 정체되는 추세지만 흰우유 외 가공우유, 치즈, 발효유 등으로 다른 유제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전체 유제품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유업계 분석이다. 연간 유제품 소비량은 1993년 194만7,532톤에서 지난해 237만5,437톤으로 20년 만에 21%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남양유업, 빙그레 등 주요 유업체들이 흰우유 보다 발효유 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말 롯데푸드가 그릭요거트 제품 '뉴거트'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서울우유는 '그녀를 3번 생각한 저지방 요구르트'와 '행복을 가득 담은 요거트 러뷰'를, 푸르밀은 '떠먹는 비피더스 청포도'를 내놓는 등 발효유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유제품의 소비 경로도 다양화되고 있다.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등 커피전문점에서 우유와 커피가 혼합된 '라떼' 메뉴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등이 내놓는 RTD커피음료 시장 규모도 지난해 1조200억원으로 2012년보다 9.8%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미스터피자 등 피자 업체들도 다양한 치즈를 접목한 메뉴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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