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투신권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주간 나타난 순매수도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9월 들어 TIGER200(8,020억원)ㆍKOSEF200(6,767억원)ㆍKODEX200(5,144억원) 등 코스피200을 기반으로 한 ETF에 대거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삼성증권(1,052억원)ㆍLG디스플레이(865억원) 등에 대한 매수가 그 뒤를 이었지만 소규모 매수에 그쳤다. 2주간 보인 1조9,931억원어치의 ETF 투신 순매수 중 절반이 넘는 1조1,088억원 규모가 선물ㆍ옵션 만기일인 지난 11일에 집중됐다. 같은 날 외국인은 8,127억원 규모의 ETF 순매도 공세를 펼쳤다. 이 때문에 TIGER200의 경우 10일까지 외국인 보유비중이 69.26%에 달했다가 11일 22.63%로 뚝 떨어졌다. KODEX200 역시 13.57%에서 7.94%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하루 만인 12일 외국인 비중은 다시 28.19%, 11.18%로 크게 늘어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투신권의 ETF 매수세와 관련, 외국인이 ETF 변형 차익거래(현물주식과 선물주식 간 가격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얻는 거래)를 위해 내놓은 매도물량을 투신이 대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이 비차익거래를 통해 코스피200 주식을 대량 매수하고 이 주식으로 ETF를 사들인 뒤 다시 ETF를 시장에 내다팔면 투신권은 이 물량을 받은 뒤 바스켓에 해당되는 주식을 팔아버리는 형식이다. 하루 만에 외국인이 다시 ETF를 대규모로 사들이는 것 역시 동시만기일 이후 또다시 차익거래를 위해 물량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도로 내놓은 ETF를 투신이 사들여 1조원 이상의 ETF를 보유하게 됐는데 요즘처럼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 그렇게 많은 ETF를 들고 있는 건 사실상 힘든 일”이라며 “ETF 형태로 갖고 있던 차익잔고 청산은 예상됐던 결과인 만큼 최근 투신권의 대규모 ETF 매수는 시장에서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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