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현대건설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키로 하면서 주가가 단숨에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인수합병(M&A)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상선 주가는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기대감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 전거래일보다 2,350원 오른 1만8,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상환우선주 발행이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민제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상환우선주 발행은 그 동안 희석된 M&A 재료에 대한 시장인식을 다시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앞으로 M&A 재료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애널리스트는 “과거 현대상선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현대건설을 둘러싼 현대중공업과의 지분경쟁 가능성 때문이었는데, 상환우선주 발행으로 현대상선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면 M&A 재료는 오히려 희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익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프리미엄을 제외하고도 2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지만, 현대상선이 동원 가능한 자금은 3,000억원을 포함해도 1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현대건설 매각 일정이 내년으로 넘어간 마당에 현 시점에서 주가가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은 시장의 과민반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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