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세분화해 장애인 적재적소 배치<br>"몸 불편해도 생산성은 더 높아요"<br>소아마비 극복 매출 85억 中企일군 사장도
 | 신순희(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모든넷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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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해돈(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STS반도체통신 사장이 지난해 장애인실업야구팀 '휘닉스야구단'창단식에서 선수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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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장애인의 날… '상생 경영' 앞장서는 中企들
공정 세분화해 장애인 적재적소 배치"몸 불편해도 생산성은 더 높아요"소아마비 극복 매출 85억 中企일군 사장도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이 직접 경영하거나 장애인들을 고용, '상생(相生)의 경영'을 실천하는 중소기업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기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실현하며 '할수있다'라는 자신감을 주위에 심어주는 등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몸은 불편하지만 나도'사장'= 대구에 자리잡은 전자칠판 솔루션 업체 모든넷의 신순희 사장(48). 돌 무렵 소아마비를 앓아 목발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다리가 불편하지만 직원 50여명, 매출 35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당당한 최고경영자(CEO)이다.
지난 97년 설립된 모든넷은 모니터형 전자칠판인 '펜스론 플러스'를 주력으로 최근에는 한 단계 진화된 이동형 전자칠판인 '마이 완드(MY WAND)'를 개발, 일본에도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거동은 다소 불편하지만 밝고 당찬 성격의 신 사장은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이사, 한국여성벤처협회 이사, 대구 검찰청 컴퓨터 범죄수사 자문위원 등을 맡으면서 활발한 대외 활동도 하고 있다. 그녀는 "나 자신의 '물리적 장애들'이 결코 '인생의 장애물'은 되지 않는다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1학년때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아마비를 끈질긴 운동과 정신력으로 극복, 현재는 왼손만 조금 불편할 뿐 정상인과 다름 없이 생활하고 있는 김동환(50) 길라씨엔아이 사장은 지난 87년 가스총 장사로 큰 돈을 번 그는 자본금 5,000만원을 갖고 회사를 차려 반디야광펜ㆍ반디야광스틱ㆍ도로표지병 등을 개발, 매출 85억원(2005년 기준)의 어엿한 중소기업 사장으로 성장했다.
그는 "장애가 크면 클수록 큰 바퀴를 달아야 하듯이 주어진 환경이 힘겨워도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애인 고용으로 '상생'의 경영을!=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업체인 대구의 이수페타시스. 이 회사 이상경 사장은 초정밀 전자부품 생산직에 이례적으로 정신지체인 5명과 청각장애인 등 중증장애인 10명을 포함한 27명의 장애인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업무집중도가 높은 청각장애인은 자동광학검사공정에, 지체장애인은 활동제약을 고려해 출하 및 검사 등에, 정신지체인의 경우 업무난이도에 따라 공정을 세분화하여 배치하고 있는 것.
회사 관계자는 "생산성에 부족함이 있는 중증장애인들도 있지만 다양한 인력들이 함께 이루어 내는 시너지 효과로 인해 오히려 조직은 더욱 굳건해 진다"고 강조했다.
천안의 STS반도체통신은 상시 근로자 883명 중 장애인근로자수가 54명으로 6%의 높은 장애인고용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들의 회사적응과 장기근속을 돕기위해 직무분석을 통해 개인 역량별로 다양한 직무전환을 실시하며, 멘토링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 장애인 5명이 포함된 실업팀 '휘닉스야구단'을 창단,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총괄팀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장애인 고용 비율이 높긴 하지만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이유로 장애인 고용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만연하다"면서 "장애인의 경우 업무집중도가 정상인보다 높기도 하고 이직률도 낮다는 점에서 회사 경영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순희(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모든넷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해돈(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STS반도체통신 사장이 지난해 장애인실업야구팀 '휘닉스야구단'창단식에서 선수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4/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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