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1원 오른 1,084.5원에 거래를 마쳤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의장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했던 지난해 6월 20일(14.9원 상승)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폭(전일 대비 변동폭 기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설 연휴 국제 금융시장의 달러 강세 움직임과 위험자산 기피 현상을 반영해 10.6원 오른 1,081.0원에 개장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달 750억달러였던 자산매입 규모를 650억달러로 줄인 것이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다음 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로 시장 전망과 맞아떨어진 점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큰 폭으로 상승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에 밀려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고 1,07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오전 장 중반부터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더해지면서 환율은 다시 1,080원대로 올라서 장 마감 직전 1,085.3원까지 상승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네고 물량이 나왔지만 역외 매수세가 우세했다”며 “당분간은 달러 매수 쪽에 계속 힘이 실리는 가운데 네고 물량이 틈틈이 상단을 제어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2엔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엔 환율도 10원 이상 상승했다.
오후 3시 20분 현재 원·엔 환율은 오전 6시보다 14.20원 오른 100엔당 1,061.98원을 기록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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