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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일괄타결보다 "단계적 접근"

美 전향적 자세로 회담전 분위기는 양호<br>BDA등 암초피해 첫 만남선 최소한 성의만

북핵 6자 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중단 13개월 만이다. 관심은 이제 어느 수준에서 열매를 맺을 것인지에 쏠리지만, 전문가들도 섣불리 예측을 못하는 형국이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은 북ㆍ미 당국이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접점을 어느 선에서 찾느냐에 모아진다. 그 해답은 북핵 폐기의 상징이 될 이른바 ‘초기 단계의 이행조치’와 반대 급부로 북한에 줄 선물(상응조치)의 접합점을 찾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회담이 열리기 전 당사국들의 분위기는 썩 나쁜 것 같지는 않다. 특히 미국의 전향적인 자세가 눈에 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09년 1월 이전에 핵 프로그램을 되돌릴 수 없도록 폐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힌 상황. 북한에 대한 요구 메시지도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우선 북한의 이행 요구 사항을 담은 이른바 ‘조기 이행조치’가 최근 ‘초기단계 이행조치’란 말로 바뀐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미국 등이 북한에 요구한 조기 이행조치는 매우 추상적이었다. ▦영변 5MW 원자로 등 핵 시설 가동중단 ▦가동중단 여부를 확인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 ▦핵 관련 프로그램의 성실한 신고 ▦핵 실험장 폐쇄 등이 그것. ‘초기 단계 이행조치’는 이를 단계적이고 구체적으로 구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즉 영변 원자로 등 핵 시설 가동중단과 사찰 수용을 ‘초기 단계’로 하고 나머지 항목을 ‘사후 단계조치’로 나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도 그에 걸맞게 나눠질 수 있다.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수용할 경우‘북한 체제에 대한 서면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이후 사후 단계 조치를 받아들이면 중유 제공 등 에너지 및 경제 지원을 해주는 방안이다. 긍정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 같은 방안을 담은 ‘의장성명’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1년 넘게 협상이 중단돼 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관측은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 곳곳에 지뢰밭이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쉽사리 고개를 숙이고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이나 사찰 수용 등을 대가로 북한은 서면화된 체제 보장과 함께 에너지 지원을 우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는 회담을 초반부터 삐걱거리게 할 요인이다. 북한은 이를 최우선 해결해줄 것으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은 6자 회담과 별개인 실무그룹을 통해 논의하자는 입장을 굽힐 것 같지 않다. 협상은 이처럼 한치만 어긋나도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는 살얼음판에 비유된다. 때문에 양측이 서로간에 최소한의 성의 표시만 한 이후, 구체적인 이행조치와 상응한 방안 등은 다음 회담으로 넘기는 선에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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