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최대 철강기업인 포스코가 지난달 20년만에 신용등급 하락의 굴욕을 맛봤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 4개월째를 맞이하면서 조직의 체질개선과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포스코는 성과 위주의 업무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근 ‘특별보상제’를 신설했습니다. 권 회장은 “성과에 대해 파격적으로 보상해 직원들이 프로젝트에 대한 도전의식과 열정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변신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권 회장이 파격적인 보상과 성과를 독려한 이유는 포스코가 처한 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에다 수요 침체까지 겹치면서 포스코의 부채는 5년만에 20조원이나 불어났고, 영업이익률도 4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양대 경영 축으로 삼았습니다. 영업이익률이 27%에 육박했던 2005년 이전의 성과를 재현하기 위해 계열사 정리 등 직접 구조조정 의지를 밝혔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2014년 5월 19일, ‘투자자 포럼’ 中)
“포스코는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전략 패러다임을 바꾸고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재고에 집중할 것이며 동시에 과감한 구조조정과 내부 효율성 증대에 주력함으로써…”
권 회장이 조직 쇄신에 나선 것은 전격적인 처방 없이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취임 후 지난 4개월, 권 회장의 행보도 재무구조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지난 달 24일 동부패키지 인수 포기
이번 달 9일 포스코엠텍 도시광산사업부문 매각 추진
이러한 행보는 정준양 전 회장 시절의 문어발식 확장방침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비핵심사업은 매각하고 불필요한 부문에 대한 인수를 포기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신호로 밝혀지면서 시장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진투자증권 이재광 연구원>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줄곧 얘기해왔던 것으로 실제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동부패키지 인수 포기로 인해서 경영진의 재무구조개선 의지가 확인됐다고 평가하고 있고요. 이로 인해서 앞으로 3년간 중장기 전략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포스코의 변신에 대한 걸림돌도 존재하는게 사실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 등 일부 계열사 매각작업의 경우 임직원들이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고 매각작업이 장기화할 경우 반발이 우려되는 등 장기적으로 권 회장의 리더십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권오준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호가 조직 쇄신에 성공해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재계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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