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 유망한 여성벤처인들이 한 데 모여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는 ‘여성벤처타운’의 첫 삽을 뜨는 일에 힘을 쏟겠다.” 송혜자(40ㆍ사진) 제4대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은 경기도 판교 벤처단지 내에 2008년까지 ‘여성벤처타운’을 건설하는 일을 올해 사업의 1순위로 꼽고 있다. 판교 벤처단지는 경기도가 판교 신도시에 20만평 규모로 조성 중인 벤처 집적단지로 판교 IC에서 약 2km 거리에 인접해 있다. 송 회장은 “약 2만평 부지를 확보해 여성벤처타운을 조성하고 이곳에 정보통신(IT), 바이오(BT), 문화(CT) 등 각 분야의 유망 여성벤처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개발(R&D)센터, 창업보육센터, 여성테마파크, 탁아시설 등 여성기업인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해 명실상부한 ‘여성벤처밸리’로 자리잡는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협회 차원에서 26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입주희망 업체 가운데 재무구조와 경영상태가 우수한 20~30개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송 회장은 “판교 벤처단지 개발주체인 경기도가 건교부에 판교 벤처단지의 실시계획 변경승인을 신청했으며 승인이 나는 2월말께 부지공급 공고를 내면 여성벤처타운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일정대로라면 오는 2008년 여성벤처타운이 조성돼 여성벤처기업인들이 상호 교류를 통해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경쟁력도 키우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아울러 서울 등 수도권에 치중한 협회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일도 송 회장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이미 남부권을 아우르기 위해 부산경남지회를 만들어 오는 20일 창립식 겸 워크숍을 이 곳에서 진행키로 했으며 중부권은 대전지회를 별도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 회장은 이를 통해 현재 260여개 정도인 회원사를 임기가 끝나는 내년 초께 300여개로 늘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편 아직까지 여성벤처인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현실에 대해 송 회장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협회가 야심을 갖고 추진했던 300억원 규모의 ‘여성전문펀드’ 조성 사업은 목표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100억원 규모에 그쳤다. 송 회장은 “여성 기업은 창업을 했다고 해서 뿌리를 내리기 어려운 것이 한국 사회”라면서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마케팅 단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여성기업들이 많은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여성기업에 대한 관심이 저조할 뿐더러 아직까지 여성기업의 특징과 장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풍토가 남아 있다는 게 송 회장의 지적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대ㆍ중기 협력의 연장선에서 공기업이나 대기업들의 여성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는 사실에 대해 송 회장은 한껏 고무돼 있다. 실제로 지난 해의 경우 한국인식기술과 디엠플러스 등 회원사 2곳이 한국전력에 제품을 납품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송 회장은 “삼성, 포스코, 현대차, 태평양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대기업에서 여성기업 제품을 적극 구매하는 풍토가 조성되면 여성기업이 자생력을 갖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여성기업과 남성기업에 대한 ‘역차별’ 지적에 대해 송 회장은 “여성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원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충분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면 여성기업이라는 이유로 배척하지 말고 남성기업과 동일선 상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년 임기 가운데 반을 채운 송 회장은 “지난 1년이 그 절반도 안 되는 것 같다”면서 바쁘게 내달려 온 지난 해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취임 직후 여성벤처인에게 ‘행복 바이러스’가 되겠다고 수시로 약속하곤 했다”면서 “아직까지는 남성에 비해 열악한 여성벤처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서 신바람 나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화상회의솔루션 전문기업인 우암닷컴을 경영하고 있는 송 회장은 회사 일과 협회 일, 또 집안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기업가는 기업을 잘 꾸려나가는 것이 본분을 다하는 것인 만큼 협회를 맡았다고 해서 사업에 소홀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이를 위해 남들보다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는 ‘타임 테크(Time Tech)’를 늘 염두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 2,000만원으로 창업에 나서 매출 100억원을 바라보는 견실한 기업으로 키워낸, 그 스스로가 벤처사업가인 송 회장은 ‘도전, 상생, 성장’이라는 3개 키워드를 내세우면서 여성예비창업자 후배들에게 “항상 꿈을 품고 열심히 생활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송혜자 회장 약력 ▦1968년 경기도 오산 출생 ▦1990년 숭실대 전산학과 졸업 ▦2001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수료 ▦1993년~현재 우암닷컴 최고경영자(CEO) ▦2005년~현재 여성벤처협회회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민간위원,기획예산처 예산자문위원, 중소기업청 금융지원위원회 위원, 산업자원부 벤처기업활성화 위원, 정보통신부 정보화촉진자금 심의위원회 위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