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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방어나선 정부·기업] 유럽위기 시나리오별 전략 마련… 외형보다 수익성 강화 총력

■ 부산해진 재계<br>국제금융시장 촉각 곤두 속 대처 방안 수시로 논의 등 사실상 비상경영체제 돌입<br>경쟁력 키우기 내실 위주로 대기업들 경영전략 재조율


"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경기는 물론 환율도 롤러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비해 세 가지 시나리오별 대비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포스코의 한 고위관계자는 3일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어 기존의 시나리오별 경영전략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럽 재정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국ㆍ미국 등의 경제마저 휘청거리자 대기업들은 위기 상황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수시로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모습이다.

기업들은 우선 오는 17일 예정된 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즉시 글로벌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이를 염두에 둔 시나리오별 대비책을 수립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수출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의 이상 징후가 감지되자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확보로 경영 전략을 재조율하는 모습이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지난 3월 52만7,500여대로 올 들어서도 승승장구했던 해외시장 판매량이 4월 50만8,500여대, 5월에는 50만6,000여대로 꺾였다. 시장 수요에 대비해서는 선전한 실적이지만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 시장을 대체해온 해외시장판매량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부진이 올 들어 심화되면서 이를 해외 수출로 만회해왔다"며 "그러나 유럽발 재정위기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 둔화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경영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주춤하던 도요타ㆍGM 등 일본과 미국 업체들이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어 업체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이라는 게 현대ㆍ기아차의 예측이다.



따라서 현대차는 신차와 지역별 현지화 모델을 중심으로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신흥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실히 다질 수 있는 기반 확충이 하반기 경영의 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며 "중국 3공장과 브라질 공장 등을 연내 본격 가동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도 이건희 회장이 지난달 24일 3주간의 유럽 출장을 다녀오며 유럽 경기 상황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나빴다"고 언급한 뒤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닷새 뒤인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사장단과 오찬회동에서 유럽발 위기에 대해 보고 느낀 점을 공유하고 대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위기 인식의 기반 위에서 삼성은 스마트폰과 카메라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ㆍ4분기 실적발표시 2ㆍ4분기 유럽 경기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긍정적 실적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도 유럽 재정위기 등 선진 시장의 경기악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금융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 등 4개의 LG전자 해외 금융센터를 포함해 전사가 전세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무 위험을 선제적이며 체계적으로 관리 중이다.

회사는 차별화 전략을 전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네마 3D 스마트TV는 글로벌 출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스마트폰의 경우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워 북미ㆍ한국 등 선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가전은 대용량ㆍ고효율ㆍ스마트 기술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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