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ㆍ4분기 제조업체 가운데 적자업체 비중이 34%로 지난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제조업체의 38%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연 20%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는 제조업체 비중도 늘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이 1,536개 상장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2ㆍ4분기 기업경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 가운데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이 0% 미만인 적자업체 비중은 2ㆍ4분기에 34.1%를 기록, 1ㆍ4분기의 29.5%보다 4.6%포인트나 상승했다. 또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 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 비중은 1ㆍ4분기 35.7%에서 2ㆍ4분기 38.4%로 높아졌다. 제조업체 10곳 가운데 4개 가까운 업체가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경영악화는 중소기업에서 두드러졌다. 2ㆍ4분기 적자기업 501개 가운데 중소기업이 400개로 79.8%를 차지했다. 이중 323개 업체가 코스닥 중소기업이었다. 2ㆍ4분기에 새로 적자기업으로 집계된 41개사 모두 코스닥 중소기업이었다. 한은은 “코스닥 업체는 창업 초기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본궤도에 올라 흑자를 내는 데 수년 정도 걸리는 게 일반적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제조업체 가운데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이 20% 이상인 고수익 업체 비중은 2ㆍ4분에 9.9%로 전분기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이 비중은 지난해 2ㆍ4분기의 6.8%에 비해 3.1%포인트 높아졌다. 이 때문에 세전 순이익률 0~10% 업체 비중은 1ㆍ4분기 46.2%에서 2ㆍ4분기 38.2%로 떨어지면서 중간층이 엷어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조사 대상 법인 전체의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7.9%에서 8.2%로 상승했으며 제조업의 세전 순이익률도 7.7%에서 8.8%로 올랐다. 한은은 “원화절상과 유가상승으로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하락했지만 순외환손익과 지분법 평가이익 등 영업외수익이 증가하면서 전체 법인과 제조업의 수익성은 호전됐다”고 밝혔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의 경우 조사 대상 전체가 9.9%를 기록, 1ㆍ4분기보다 2.5%포인트 상승했고 제조업도 2.9%포인트 오른 10.4%를 나타냈다. 이 같은 매출호조는 1ㆍ4분기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업체의 재고조정 여파로 매출액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데 따른 반사효과로 풀이된다. 제조업체의 보수경영도 고착되고 있다.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80.4%로 전분기보다 3.6%포인트 떨어진 반면 설비투자 지표에 해당하는 유형자산 증가율은 0.5%포인트 하락한 0.6%를 나타냈다. 제조업체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벌어들인 돈을 설비투자보다는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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