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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력산업, 수출효자에서 골칫덩이로
수출기여율, 금융위기 전 100%...최근 -114%
중국 추격 거센 탓...현대연 보고서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우리 주력산업들이 금융위기 이전에는 수출 성장세를 주도했으나 최근들어 오히려 수출 증가율을 깎아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의 ‘수출시장 점유율로 살펴본 중국 제조업의 위협’을 보면 2006~2008년 주력산업의 수출기여율은 100.5%를 기록했지만 2011~2013년에는 -114.4%로 오히려 수출 성장세를 갉아먹었다. 주력산업에는 자동차, 철강, IT, 조선,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기계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13년 현재 2.4%포인트로 2009년을 제외하면 10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백다미 선임연구원은 “주력산업군에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 탓”으로 분석했다. 완성차 부문에서는 여전히 한국이 중국 대비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부품에서는 양국이 경합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3년 현재 중국이 6.9%로 한국(6.4%)을 앞질렀다.
반도체도 한국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8%대를 유지하는 반면 중국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점유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가 메모리반도체 수출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은 고부가가치 품목인 시스템반도체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디스플레이는 수출물량의 약 60%가 중국으로 향하는데, 최근 중국의 자체 조달을 높이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조선 역시 현재는 우리가 수출시장 점유율 25.8%로 1위이지만 최근 중국의 수주 규모가 우리를 추월하고 있어 1위 자리를 뺏기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석유화학은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으며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2005년 0.6%포인트에 불과하던 세계수출시잠 점유율 격차가 2013년 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백 연구원은 “완성차를 제외한 대부분 주력산업에서 수출시장 점유율이 중국에 추월당했으며 IT산업은 시장 경합이 치열하고 조선, 석유화학, 철강, 기계 산업은 경쟁 열위에 있다”며 “시장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우리 주력산업의 고기술,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다”며 “핵심 신소재, 융복합 신기술 등 신성장 제조업을 육성해 추격이 어려운 신규 주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수출 지역 다변화를 꾀해 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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