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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다니는 최모(38)씨는 최근 두통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경기침체로 인한 실직 걱정, 주식투자 손실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발생한 '긴장성 두통'이라고 진단을 내리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마음을 편히 할 것을 당부했다. 최씨는 운동ㆍ산책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노력했더니 두통횟수가 줄었다. #결혼 1년차 맞벌이 주부 박모(28)씨는 머리 한쪽 부근이 콕콕 쑤시듯이 아픈 편두통이 자주 찾아와 늘 진통제를 가지고 다닌다. 곧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박씨는 아이를 염려해 진통제를 먹지 않으려고 하는데 편두통을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머리가 아픈 '두통'을 경험한다. 쿡쿡 쑤시거나 뻐근하고 무거운 느낌, 맥박이 뛰듯 욱신거리는 느낌, 무엇으로 꽁꽁 묶은 것처럼 조이는 느낌 등 증상도 다양하며 통증의 부위나 지속 시간도 천차만별이다. 두통의 원인은 3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의 정진상 교수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트레스와 관련된 긴장형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2년 새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두통이 스트레스나 과로 등과 연관이 많은 만큼 진통제 등을 먼저 먹기보다는 휴식과 충분한 수면부터 취할 것을 권고한다.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우길 비에비스 나무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의사 처방 없이 주 3회 이상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약물 유발성 만성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민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다양한 원인으로 두통이 발생하는 만큼 섣부르게 진통제만 복용하기보다는 발생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두통의 증상과 횟수, 진통제 효과 여부 등을 꼼꼼히 적은 두통일기를 작성해 놓는 것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통은 크게 뇌신경계에 특별한 원인이 없는 1차성 두통과 뇌종양ㆍ뇌출혈ㆍ뇌염 등과 같은 뇌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2차성 두통으로 나뉘는데 두통환자의 90% 이상은 1차성이다. 1차성 두통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긴장성 두통, 편두통, 군집성 두통 등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긴장성 두통은 성격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잘 생기며 수면부족, 피로, 불량한 자세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머리가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며 오후에 증상이 더 심해지며 어지럼증과 불안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긴장성 두통은 정신적인 긴장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 전체를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이나 물리치료도 도움이 된다. 젊은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편두통은 관자놀이 부근이나 한쪽 옆머리에 심하게 맥박이 뛰는 것과 같이 욱신거리며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과 구토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보통 4~72시간 정도 통증이 지속되다가 저절로 완화되기도 한다. 편두통의 경우 일반 진통제가 아닌 뇌혈관의 흥분성을 억제하는 편두통 치료약물을 사용해야 하며 너무 자주 생겨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미리 약물을 복용해 두통을 예방하는 게 좋다. 편두통이 잦은 사람은 흡연과 과음을 피하고 초콜릿, 기름진 음식, 치즈, 오렌지, 밀가루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장년층에 나타나는 군집성 두통은 눈 주위를 심하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증상을 보인다. 20~40대 남성에게 잘 생기며 새벽 1~2시경에 많이 발생한다. 편두통과 치료방법은 유사하나 녹내장 등의 안과질환에 의한 통증일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한 50세 이후에 두통이 갑자기 발생한 경우, 두통과 함께 열이 나거나 시력장애ㆍ구토ㆍ실신 등의 증상이 생기면 뇌질환과 연관된 2차성 두통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두통이 심한 부위에 압정모양의 짧은 침을 2~3일간 꽂고 다니는 피내침 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국화꽃, 파 한줄기를 달여 먹으면 두통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도움말=조현지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최도영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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