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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뛴다 한국기업] 동국제강, 철근·형강·후판 등 제품군 고급화 공들여

동국제강이 브라질 발레, 포스코와 함께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Ceara)주 뻬셍(Pecem) 산업단지에 건설중인 브라질 제철소 CSP. /사진제공=동국제강

장세주(왼쪽) 동국제강 회장이 올해 1월16일 하야시다 에이지 JFE스틸 사장과 기술협력 조인식을 맺고 후판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제공=동국제강


창립 60주년을 맞은 동국제강은 올해 경영방침을 '강점에 집중, 기본에 충실'로 정한 데 따라 하반기에도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철근, 형강, 후판 제품군의 포트폴리오를 고급화하고 수익성을 높여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 전기로 도입, 국내 최초 후판 생산 등 한국 철강산업의 최초·최고의 길을 걸어왔다. 앞으로도 철강 제조기술 혁신에 역량을 집중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시황에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의 봉형강 사업부문은 선제적인 고효율 설비 도입과 합리화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 철근·형강 등 제품을 고급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산 200만톤 생산능력의 철근 주력 생산 기지인 인천제강소는 고장력강 철근과 초고장력강 철근 등을 집중 생산해 경쟁력을 배가 시킬 방침이다. 포항에서는 인천제강소를 보완해 내진용 철근, 대구경 철근, 나사 철근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최고급 철근 시장을 확대해 후발주자와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형강 사업부문은 포항과 부산에서 안정적인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진용 형강, 초고장력 형강, 조선용 형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산 H형강의 무분별한 유입과 부적합 H형강 등에 대해서는 철강업계 차원에서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후판 사업부문은 질적 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해부터 전략적 제휴 파트너인 일본의 JFE스틸과 후판 기술협력을 강화해 고로제철소의 경쟁력을 공유하기로 하면서 후판 사업 경쟁력 강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세계 9위 철강사인 JFE스틸이 보유한 소재설계 기술과 슬라브 최적화 기술, 후판 압연 기술 등에 대한 기술 협력을 통해 제품을 고급화하고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불황기 공급과잉 시황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춰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상선 시장 침체와 해양구조물용 시장의 성장 등 급격한 수요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극저온에서 사용 가능한 해양구조물용 후판, 조선용 온라인 정밀제어 열가공처리 TMCP 후판, 내부식성 라인파이프용 후판 등 최고급 후판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해양플랜트용 후판(에너지용 강재) 제품은 이미 미국(API), 유럽(EN10225), 노르웨이(Norsok)의 프라임급 제품 상업생산 수준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돌입해 괄목할만 한 성과를 내고 있다.

동국제강은 국내에서는 설비 합리화와 연구개발(R&D) 투자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급화하고, 해외에서는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로 원료 자급력을 갖춰 한국과 브라질을 있는 철강벨트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동국제강은 세계에서 철광석이 가장 풍부한 브라질에서 직접 양질의 쇳물을 만들어 후판의 반제품인 슬라브를 한국으로 조달하기 위해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에 연산 300만톤의 고로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발레, 포스코와 함께 고로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 법인 CSP를 세우고 2012년 7월에 착공해 2015년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현재 종합 공정률 57%로 건축물 공사와 함께 고로, 코크스로, 발전설비, 인프라 등의 기계설치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실제 조업에 투입될 현지 인력을 채용해 본격적인 교육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에게 브라질 제철소 CSP는 그 동안 후판의 반제품인 슬라브를 자급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양질의 원료 조달을 통해 최고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동국제강의 글로벌 거점으로서 성장 잠재력이 큰 남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브라질 제철소는 중요하다.

브라질은 철광석 등 자원이 풍부해 최고급 쇳물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는 곳이지만 철강(조강) 생산량은 4,000만톤 수준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 CSP가 완공되면 우수한 품질의 슬라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日 JFE스틸과 후판부문 기술협력



동국제강은 올해 1월16일 후판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 JFE스틸과 기술협력 조인식을 체결했다. 후판 압연 기술, 슬래브 소재설계, 슬래브 조달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내용이다. JFE스틸 후판 전문가인 타가네 아키라 이사를 동국제강 사내 기술고문으로 선임해 동국제강의 후판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기도 하다.

동국제강은 JFE스틸과의 기술협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후판 제조기술을 확보, 공급과잉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국내 후판시장에서 고급강종 생산비중을 확대하고 원가를 개선해 영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경을 뛰어넘는 동국제강과 JFE스틸과의 남다른 상생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동국제강은 포항 2후판 공장을 본격 가동하던 1999년 슬라브의 안정적으로 공급해줄뿐만 아니라 후판 기술개발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고 장상태 회장에 의해 일본의 가와사키제철(현 JFE스틸)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게 됐다.

한국의 민간 철강사로 출발해 막 성장기를 달리던 동국제강에 비하면 당시 가와사키제철은 생산규모로 보나 역사로 보나 세계 톱 클래스 철강사였다. 그 해 7월 29일 가와사키제철과 포괄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당시 장상태 회장은 "동국제강이 가와사키제철에 '시집간다'는 각오로 사운을 걸었다"고 말했다. 에모토 가와사키제철 회장은 '수평적 경영은 하지 않는다'는 경영이념을 확고히 했지만 두 회사 사이의 흔들림 없는 믿음은 '포괄적 제휴'에 이르게 했다.

당시 두 회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영을 해야 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와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고 △서로 윈윈해야 한다는 3대 경영 대원칙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런 경영원칙은 현재의 장세주 회장으로 승계됐고 양사는 경영교류회, 연구교류회, 노사교류회 등 다양한 협력활동을 통해 장기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을 지속해왔다.

지난 2006년에는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JFE스틸은 동국제강 지분 14.88%를 보유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동국제강의 당진 신규 후판공장 건설을 지원하며 고급화 중심의 후판 생산체제를 갖출 수 있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동국제강의 JFE스틸 슬라브 조달 실적이 누적 1,000만톤을 돌파하기도 하는 등 양사의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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