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 기조가 명확한 가운데 유로화 약세 현상이 점점 뚜렷해지면서 환율변동에 따른 손익 계산에 한창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면 환노출을 통해 환차익을 노리고, 유럽주식형 펀드에 투자한다면 환헤지를 활용해 유로화 약세에 따른 환손실을 미리 막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환헤지란 미래의 환율 변동 위험을 없애기 위해 환율변화에 관계없이 현재 수준의 환율로 고정해 거래를 이어가는 기능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연초 후(9월17일) 수익률이 환헤지 여부에 따르 5%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엔화 가치가 낮게 유지되면서 환헤지 기능이 있는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주식](A)'의 연초 후 수익률은 1.60%였지만, 환노출이 된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2[주식](A)'은 -3.74%로 부진했다. 지난 2012년부터 엔저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환차익에 따라 상품 간 수익률 격차가 5%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환헤지한 일본 펀드에 투자했다면 올 들어 160만원의 수익을 냈겠지만, 같은 상품이라도 환노출한 일본 펀드에 투자했다면 374만원의 손실이 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달러와 유로의 환율 흐름에 따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주식형 펀드에 가입할 경우 환 변동성에 노출되는 상품을 추천한다. 달러화 강세흐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원화 대비 달러가 강세라면 미래에 환매할 때 더 가치가 높아진 달러를 원화로 환산할 수 있어 환차익을 추가로 노릴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다음달에 양적완화를 끝낸 후 금리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시중에 풀리는 달러가 줄어들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양적완화를 거치며 환위험이 상존했던 탓에 미국 펀드들이 대부분 환헤지 기능을 설정한 채 출시됐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달러화 가치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환 노출을 통해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주식형 펀드의 경우 환헤지 기능이 탑재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법이다. 유럽 중앙은행이 장기대출프로그램을 단행하고 기준금리를 낮추는 등 유동성 완화 정책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유로화가 많이 풀리면서 유로화 가치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에 민감하지 않은 투자자라고 할지라도 앞으로의 환율 흐름을 고려해 다시 한번 환헤지 여부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있지만 전반적인 달러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