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와 일본계 PEF인 오릭스가 강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매각 가격은 장부가인 6,1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의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군 3곳(파인스트리트·오릭스·푸싱그룹) 중 이번 본입찰은 사실상 파인스트리트와 오릭스 간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중국 푸싱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푸싱그룹의 인수 의지가 낮다고 판단해 사실상 인수 후보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자금력과 인수 의지 측면에서 오릭스가 한발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릭스는 지난해 LIG손해보험 인수 전 당시 한 차례 손발을 맞췄던 현대증권 2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공동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오릭스는 지난해 9월 현대그룹이 자구책 일환으로 내놓은 현대로지스틱스도 인수하는 등 현대그룹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파인스트리트는 조건호 전 리먼브라더스 부회장이 직접 인수전을 챙기고 있다. 조 회장은 리먼브러더스 부회장과 글로벌 헤지펀드 밀레니엄파트너스 아시아 회장을 지내 금융사 운용능력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매각되는 현대증권 지분은 현대상선 보유 지분 25.9%와 자사주 9.8%를 합친 35.7%다. 산업은행과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자금으로 그룹 전체의 부채를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인 만큼 가격을 높이 써내는 곳이 유리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장부 가격인 6,100억원을 넘어서 얼마나 강하게 베팅하느냐에 따라 인수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26일 본입찰이 성사되면 우선협상자를 정한 후 오는 3월까지 본 실사를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에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과 10월 말 두 차례나 본입찰이 미뤄졌기 때문에 이번엔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매각에 나설 것"이라면서 "가격 조건만 맞으면 현대증권 매각 작업도 일단락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지민구 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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