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경제 부진의 원인을 잘못 인식하고 대응할 경우 심각한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한국경제 성장활력 잃고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3년 이후 한국경제는 일시적 원인이 아닌 구조적 악순환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같이 충고했다. 연구원은 우선 최근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로 ▦소비의 경제안전판 기능 상실 ▦설비투자 장기 부진 ▦수출 실익 축소 ▦소득 양극화 심화 ▦정보기술(IT) 산업의 한계 ▦금융시장의 악순환 구조 등을 지목했다. 특히 민간소비 증가율이 2003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한번도 경제성장률을 넘어서지 못한 점, 2002년 이후 해마다 하반기 소비자기대지수가 상반기에 비해 낮아지는 현상이 반복되는 점을 큰 문제로 꼽았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지금의 경제 부진 현상을 단기적인 경기 변동상의 과정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이 같은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적절한 정책 대응에 실패할 경우 앞으로 수년 동안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 이어지는 저성장의 함정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이어 “일시적인 경제지표의 변동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 저성장 국면에 위치하면서 짧은 주기의 경기 변동이 반복되고 있는 새로운 경기 추세를 인식해야 한다”며 소비의 자생력 강화, 금융채무 불이행자 지원 강화, 저소득층 소비활성화, 성장우선 정책을 통한 소득 양극화 해소 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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