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지난 열흘간 2조원 넘게 주식을 매도하면서 수출주는 팔고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내수주는 대거 장바구니에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2조381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매도 리스트에는 삼성전자(2,693억원)와 현대차(1,911억원), LG디스플레이(647억원), 기아차(566억원) 등 수출주가 주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와 내년 상반기 내 금리인상 가능성 등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도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경기방어 성격의 내수주는 외국인의 선택을 받아 장바구니에 담겼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한국항공우주 주식을 457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이마트(354억원), 한국전력(310억원), 신세계(228억원), 아프리카TV(216억원), 에스엠(215억원) 등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적은 규모지만 게임빌(177억원), 대상(158억원), 호텔신라(117억원) 등도 쇼핑목록에 올랐다.
대외 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외국인도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과 각종 요금 인상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한 것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섣불리 외국인 매매 패턴을 추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경기민감 대형주를 사기에도 부담스럽고 내수주 역시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며 "특정 주체의 매매보다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으면서 개별 모멘텀이 존재하는 종목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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