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약세장에서 뛰어난 수익률 성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펀드들이 최근 반등장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경제가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최근 1개월간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하위권을 집계한 결과, 국내 펀드의 경우 삼성그룹주 펀드와 IT 관련 펀드가, 해외 펀드에서는 원자재 섹터펀드와 러시아, 일본 펀드의 성과가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올 상반기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에 힘입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올 상반기 최고의 수익률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반등장에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IT 관련 종목들이 철저히 소외되면서 펀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IT인덱스 펀드인 ‘삼성KODEX반도체상장지수’와 ‘미래에셋TIGER SEMICON상장지수’를 비롯해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주’ ‘한국투자삼성그룹주식형’ ‘삼성KODEX삼성그룹주’까지 관련 펀드들이 일제히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 펀드에서는 원자재 섹터 및 러시아, 일본 펀드의 거듭된 부진이 눈에 띈다. 상반기 고유가 행진을 등에 업고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했던 ‘미래에셋맵스로저스 커머더티 인덱스파생상품’은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떨어진 영향 등으로 최근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11.10%까지 추락했다. 해외펀드 유형별 수익률 집계에서도 원자재섹터는 최근 1개월 수익률(-5.97%)이 주식형 펀드 전체 중에서 가장 낮은 상태다. 러시아 펀드는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최악의 펀드’가 됐다. ‘JP모간러시아주식종류형자 1A’ 펀드의 경우 최근 1개월(-9.63%)은 물론 연초 후 수익률이 마이너스 81.56%로 사실상 ‘깡통펀드’로 전락했다. 올해 내내 수익률 방어력을 보여줬던 일본펀드 상황도 좋지 않아 ‘프랭클린템플턴재팬주식형자(A)’(-4.23%) 등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거꾸로 해석하면 지금의 ‘왕따펀드’가 훗날 ‘백조펀드’로 거듭날 수도 있다. 올해 ‘최악의 펀드’로 전락할 뻔한 중국펀드가 최근 한달새 13% 가까이 상승한 예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점매수를 노리고 섣불리 지금 이들 펀드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경기침체 불안감이 여전해 단기 수익률만 보고 들어가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지금은 지수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안정성이 높은 펀드에 분할 매수를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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