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파이프를 생산하는 S공업의 S사장은 외국인근로자 부족으로 속이 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외국인근로자 10명을 포함해 28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데 지난해말 계약만료로 외국인근로자 3명이 떠났고, 올해 2명이 떠날 예정인 반면 신규 배정은 3명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종업원 50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외국인 신규 쿼터를 지난해 4명에서 올해 3명으로 줄인 탓이다. S사장은 "외국인근로자를 더 늘여줘도 시원찮을 판에 오히려 줄인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적어도 지난해 수준으로라도 쿼터를 원상복귀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이 외국인근로자를 제대로 배정받지 못해 아우성이다. 올해부터 업체별로 외국인 신규쿼터 한도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신규 외국인근로자를 신청한 7,300개 중소기업 중 85%가 외국인근로자를 원하는 만큼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부족인원도 업체당 2.9명으로 조사됐다.
원하는 인력을 배정받지 못한 이유로는 신규 쿼터한도 제한(61.1%)이 가장 컸다. 이는 업체가 최초 입국하는 외국인근로자를 고용신청할 수 있는 인원한도를 말한다. 다음으로 ▦총고용쿼터 한도초과(9.6%) ▦하반기신청을 위해(8.7%) ▦원하는 국가의 인력부족(5.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올해부터 정부가 다수의 중소업체가 외국인근로자를 골고루 고용하자는 취지에서 고용한도 인원을 업체별로 1명에서 3명까지 줄였기 때문이다. 예컨대 종업원 10인이하 사업장은 지난해 외국인 신규쿼터가 3명이었는데 올해 2명으로 제한했다. 50인이하는 4명에서 3명으로, 300인이하는 8명에서 5명으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조사업체 중 88.3%가 올해 신규 외국인근로자 고용한도 축소로 인력난이 심해졌다. 이중 41.4%는 인력난이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 신규 외국인근로자 고용한도 축소가 중소제조업 인력수급에 미치는 파급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중앙회측은 설명했다.
특히 종업원 10인이하 영세기업은 신규쿼터 축소로 인력난이 가중된 것으로 조사돼(90.4%)가뜩이나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소규모업체들의 인력수급 원활화가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실제로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총고용 인원한도보다는 신규고용인원 한도 확대를 가장 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도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지방기업과 인력부족 업종에 대해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20%씩 우대해주던 제도가 폐지된 탓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방 중소기업의 경우 1~2명의 역할이 매우 크다"며 "대부분 지방기업들은 신규 고용 허가서 발급한도 우대제도의 부활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재범 중기중앙회 외국인력팀장은 "현재 배정 가능한 외국인근로자 쿼터가 1만2,000명이나 남아 있는데도 신규고용 제약에 묶여 중소기업들이 신청을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신규고용쿼터를 전년수준 이상 회복시키고 하반기에 쿼터를 추가로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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