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티 하트 (A Mighty Heart)’에서 파키스탄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ㆍ참수당한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대니얼 펄의 아내 마리앤으로 나온 안젤리나 졸리(32)와의 인터뷰를 최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윌셔호텔에서 했다. 그는 마리앤 역을 맡은 이유를 그녀가 남편 사후에 보여준 힘과 관용, 그리고 이해심 때문이라며 영화를 계기로 마리앤과 친한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분쟁 지역을 비롯해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것에 대해 삶과 죽음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문화와 역사에 깊이 연결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자신의 영혼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리앤을 직접 만나 느꼈던 점은. ▦TV를 통해 그녀를 보면서 ‘그런 끔찍한 비극을 당한 여인이 어떻게 자기보다도 고통 받는 다른 사람들과 사랑에 대해 얘기할 수가 있을까’하고 경탄했다. 직접 마리앤을 만나보고 그가 삶과 사랑으로 가득 찬 위엄과 우아함을 지닌 탁월한 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리앤은 사랑하는 남편을 잃음으로써 사랑과 희망 같은 것들을 잃고 고통 받았을 텐데도 자기를 연민하지 않는 비범한 여자다. -영화에서 마리앤이 불교도로 나오는데. ▦그는 불교도다. 그것이 마리앤으로 하여금 자신과 자신의 고통에 집중하지 않고 주위의 세상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나도 불교에 깊은 관심이 있다. 불교도는 아니지만 내 아들들에게 그것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남편 브래드 피트가 영화의 제작자여서 더 압력을 느꼈는가. ▦브래드는 나를 적극 지원하는 친구이자 내 남자이자 훌륭한 아버지다. 그리고 그는 그 나름대로 아주 로맨틱하다. 파트너가 제작자라는 점에 압력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그를 실망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잠을 못 잤다. -당신은 한 인터뷰에서 배우로서보다 인도주의자로 기억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난 내가 이 삶을 마감할 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 것으로 기억되는 것 보다는 아이들과 나라, 인간의 권리에 영향을 줄 변화를 가져온 사람으로 남는다면 훨씬 더 좋을 것같다. 연예 활동은 물론 내가 좋아하는 것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훌륭히 키워 그들이 좋은 일을 하고 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이 되게 하는 것이다. 연예활동은 인간으로서 나의 핵심 활동은 아니며 어머니 노릇이야 말로 그것이다. -당신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이들을 입양하고 또 세계를 돌며 좋은 일을 해왔다. 당신을 지구 시민으로 생각하는가. ▦그렇다. 그러나 지구 시민으로서 슬픈 일은 세계 도처에서 매년 언어와 문화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뿌리를 잃고 그들의 문화가 파괴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는 인종이 다른 가족을 갖고 있다. 내 아들들은 아시안이며 딸은 아프리칸인데 이들은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있으며 자신들의 고유성에 대해 보다 자랑스럽게 느꼈으면 한다. -현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생각은, 그리고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미국의 외교정책을 우려하고 있다. 내가 대통령 뽑는 기준도 이 외교 정책에 달려 있다. 현재의 외교 정책을 치유할 대통령이 필요하다. 강하고 남의 얘기를 들을 줄 알며 개방되고 이해력 있으며 관용적이면서 아울러 그른 것을 바르게 고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한국일보 미주본사 편집위원ㆍ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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